CIA 소송한 뒤 관련 서류든 컴퓨터 등 도난 당해 '뒷맛'
미국 중앙정보부(CI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워싱턴대학(UW) 인권센터에 도둑이 들어 소송과 관련된 서류를 훔쳐 간 것으로 밝혀졌다.
UW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18일 사이에 UW 인권센터 앤젤리나 고도이 교수 사무실에 누군가가
침입해 CIA 소송 관련 서류들이 담겨 있는 컴퓨터 1대와
하드 드라이브를 훔쳐 달아났다.
이 컴퓨터와 하드 드라이브에는 지난2일 CI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후 소송과 관련된 증거자료 및 정보 90% 이상이 저장되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UW 인권센터는 기밀 해제된 엘살바도르 내전 관련 정보 21개 항목 가운데 1981년 산타 크루즈의 민간인 대량 학살사건
책임자인 시기프리도 오초아 페레즈가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 피살사건에도 연루됐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밀서류를 확인해주도록 CIA에 요청했지만 CIA가 이를 거부하자 CIA를 상대로 최근 소송을 냈다.
고도이 교수는 “인권센터는 도난 당한 데이터 원본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도난 당한 정보가 중요한게 아니라 누가 이 정보를 손에
넣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도이 교수는 이번 도난 사건이 단순 절도 범죄일 수도 있지만 당시 상황을 보면 누군가가 단순 도난사건으로
조작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범행은 CIA의 죤 브레난 국장이 UW 캠퍼스를 방문해 법대에서 연설을 한 16일을 전후로 발생했고
인권센터를 이끄는 고도이 교수의 사무실만 피해 대상이 됐던 점 등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또 사무실에
침입한 절도범은 사무실을 샅샅이 뒤졌지만 일반 절도범들과는 달리 흔적을 남기지 않았고 사무실 밖으로 나간 후에는 문까지 다시 잠그고 나가는 여유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UW 경찰국 스티븐 리터라이저 형사는 “UW 캠퍼스에서 도난 피해가 발생했고 현재 수사관 1명이 배정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외부에서 문을 부수고 들어간 흔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