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
말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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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부드럽다. 물렁물렁하다. 연약한 상태를 무르다고 하고, 물러 터졌다고까지 표현한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어는 ‘굳다’이다. 고두밥은 아주 된 밥, 즉 굳은 밥의 어형 변형어이다. 고드름은 물이 굳은 상태를 말한다. 다른 말로는 얼음이다. 물이 서로 엉긴 상태이다.
옛말에서는 ‘얼의다’라고 했다. 아직도 ‘곳다’란 표현이 있어서 손이 언 상태를 ‘손이 곱다’라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얼어 죽는 것을 ‘곳아 죽는다’라 표현하기도 한다.
구두쇠는 마당쇠, 돌쇠처럼 행동에 관계된 사람에 돈쓰지 않는 굳은 사람을 의미한다.
굳은살은 연약하지 못한 살이다. 굳센 것은 힘이 센 것을 뜻한다. ‘굳이/구태여’는 ‘굳게’의 다른 말이다. 굳은 것은 물이 없는 단단한 상태이다.
물이 없는 상태는 ‘가물다’라고 한다. 다른 말로는 ‘마르다’라고 할 수도 있다.
‘시냇가/머리 맡’, ‘그치다/마치다’의 경우처럼 ‘가물다/마르다’는 ㄱ과 ㅁ의 음운 대응 현상이다. 가물면 가뭄이 생긴다.
마켓에 가면 곶감을 볼 수 있는데, 옛말은 ‘마른 감(乾柿)’라 했고 뜻은 물기 없이 가물어 만든 감이란 뜻이다. 또한 마른 논은 논이 가물었음을 뜻한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 ‘목마르다’란 표현을 썼는데, 이는 목이 바짝 타서 입이 가물었다는 뜻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