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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소녀’ 해프닝은 결국 언론이 만든 ‘희대의 오보’



<미주 중앙일보 6월2일자 최초 보도>

검증 안된 미주언론 객원기자가 만든 기사로부터 출발해
통신사이어  방송사로 번져  ‘하버드ㆍ스탠퍼드 동시 입학’ 오보로 

 
천재소녀의 하버드와 스탠포드 동시 합격 기사는 검증이 안된 미주 언론의 기자가 만들어낸 기사로부터 출발해 한국 언론이 만들어낸 희대의 오보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및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오보 논란의 시작은 미주중앙일보 워싱턴DC에서 62일 송고한 기사 <미 최고대학들이 주목한 한인 천재소녀…TJ 김정윤 양, 하버드ㆍ스탠퍼드 두 곳서 동시 입학 특별 제안>에서 출발했다.

미주 중앙일보에 이 기사를 쓴 기자는 미주 중앙일보 정식 기자가 아닌 전영완 객원기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수년 전부터 미국에서 아이비리그 등 대학진학칼럼을 써온 교육컨설턴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김정윤(18)양이 하버드ㆍ스탠포드 동시입학 제안을 받았다고 최초 보도했다. 김양은 버지니아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 12학년이며 영어이름은 새라 김이다

미주중앙일보는 이에 앞서 미 2014 1219일 기사에서김정윤 양이 하버드대의 제한적 조기 전형에 지원해 합격통지를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었다.

미주 중앙일보는 김양의 성적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하버드와 스탠퍼드는 합의하에 김 양으로 하여금 스스로 졸업할 대학을 결정토록 하기 위해 스탠퍼드에서1~2, 하버드에서 2~3년 동안 공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는 페이스북CEO 마크 주커버그로부터 김양이 직접 전화를 받았다는 일화도 덧붙여있었다.

이 같은 내용을 미국 대학교육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전례가 없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능력이 있는 학생이 대학을 다니다 전학을 하는 경우는 허다하지만 하버드와 스탠포드  같은 명문대학 한 대학생의 입학 조건으로 4년이 아닌 2~3년 공부를 시킨 뒤 보내주겠다는 조건으로 합격을 시키지는 않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을 알면 믿기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지만 미국 명문대, 특히 아이비리그 합격이라고 하면 뉴스거리가 되는 학벅중심사회인 한국에서 ‘천재소녀’의 등장은 사실 확인 여부를 떠나 화제가 됐고, 이는 여러 전파를 타고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특히 김양의 아버지인 김정욱씨가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 출신이란 사실까지 더해지며 김 양의 ‘신상’에 대한 믿음은 강해졌다. 김정욱씨는 현재 넥슨의 전무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미주중앙일보 보도를 시작으로 연합뉴스 등 통신사가 앞다퉈 김양을 ‘한인 천재소녀’로 소개했다. 특히 한국시간으로 지난 5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정윤양은 “저는 아마 하버드 졸업장을 받을 것 같다”며 합격 사실을 기정사실화했다. JTBC 등 방송에서도 김양의 합격소식을 ‘미담’으로 크게 소개했다.

본인의 인터뷰까지 한국 언론에 버젓이 나온 마당에, 그가 하버드와 스탠포드에 동시에 합격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김양의 기사에 “자랑스럽다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고, 페이스북 등을 통해 기사는 퍼져 나갔다.

이런 와중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 양의 합격 사실이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종합편성채널인 동아일보 계열의 채널A는 지난 9 <박정훈의 뉴스TOP10>에서 의혹을 반박하기까지 했다

채널A는 김양 가족과 인터뷰를 통해 “하버드 입학은 보통 애들하고 정식절차가 달랐다. 하버드와 스탠퍼드가 합의를 해서 연락을 해왔다”고 해명했으며 “질투 때문에 생기는 의혹”이라고 보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바로 다음날 바뀌었다. 경향신문은 애나 코웬호번 하버드대 공보팀장과 인터뷰를 통해 10일 “김정윤양이 갖고 있는 하버드 합격증은 위조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웬호번 팀장은 김양의 아버지인 김정욱 넥슨 전무가 경향신문에 제공한 합격증을 보내 진위 위부를 묻자 이 같이 밝혔다. 코웬호번 팀장은 “한국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스탠퍼드대에 2년간 수학한 뒤 하버드대에서 공부를 마치고 어느 한 쪽으로부터 졸업장을 받는 프로그램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탠퍼드대 리사 라핀 대외홍보담당 또한 “김양 가족이 공개한 스탠퍼드 합격증은 위조됐다”고 밝혔다. 제대로 된 검증 한 번 없이 미담을 쏟아내기 바빴던 한국 언론이 팩트를 확인하지 않아 빚어진 대망신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첫 보도를 했던 미주중앙일보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받아쓴 한국 중앙일보는 “미주중앙일보에 확인하라”는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양의 아버지 김정욱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학교 교수들과 수십 차례에 걸쳐 연락을 해왔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영문을 모르겠다”며 “가족들을 만나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양이나 가족이 이번 합격 통보서를 위조했는지, 유학 브로커가 이 같은 짓을 했는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주중앙일보의 첫 보도내용이 꽤나 구체적이어서 김 양이 피해자인지, 또는 미주중앙일보 기자가 소설을 쓴 것인지는 현재로선 단정할 수 없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양의 이전 행적에 대한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김양은 지난해 MIT에서 주최한 제 4회 ‘프라임스 미국(PRIMES USA)’이라는 연구 프로그램에 그래프 이론에 대한 논문을 냈는데, 미주중앙일보는 “이 연구에 대한 김양의 수학적 증명이 완성되면 전 세계는 또 한 번의 거대한 컴퓨터 혁명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해당 논문이 별볼 일 없으며 표절의혹마저 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양의 하버드 입학을 강력히 원했다는 인물로 소개된 하버드대 조셉 다니엘 해리스 교수는 한국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양에게 건네진 의혹의 합격증은 가짜”라고 밝혔다

하지만 채널A 보도에서 동일 인물인 해리스 교수는 “김양이 2019년부터 하버드 수업을 듣게 되고 내년부터 1~2년간 스탠퍼드에서 공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인 셈인데 채널A는 현재 해당 방송 자체를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채널A 관계자는 “방송직후인 사실 확인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며 “추후 상세한 속보가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언론이 만든 ‘천재소녀’의 최후는 김양 가족의 추가적인 해명과 미주중앙일보 측의 입장이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문과 관련, 소위 아이비리그로 상징되는 명문대 진학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아이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현실을 심각하게 뒤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른바 명문대 진학 압박과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공부 스트레스로 인해 일부 한인 학생들이 이처럼 극단적인 거짓말을 동원하거나 학교에 폭발물 위협을 하고 심지어 자살에까지 이르는 등의 사건이 한인사회에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인 부모들과 사회 전체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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