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권 용] 어미
- 2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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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용(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어미
새벽 동이 튼다
흐릿한 안경 너머로
새끼오리 수를 세어본다
하나, 둘, 셋…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괴성과 함께
밤톨 같던 오리 한 마리 사라지니
밤사이 어미의 등뼈는 더 앙상하구나
그래 나는 어미란다
슬픔을 쏟아내며 눈물 머금은
먹이를 내어주는구나
나의 안타까움이 그 어미의 마음인가
나의 눈물이 그 어미의 마음을 위로할까
나의 이마에 그어진 주름도 그 눈물처럼 아름다울까
어미라는 이름으로
그리 애절함에 사무치더니
결국
하늘 문을 열고 훠이 훠이 날아오르는구나
문학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