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發 오미크론에 전 세계 국경 봉쇄 움직임

오미크론, 스파이크 단백질 표면 돌연변이 32개…델타 2배

 

태국, 오만, 브라질, 스리랑카, 호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자 국경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미국 △영국 △이스라엘 △일본 △캐나다 △홍콩 △유럽연합(EU) △러시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터키 △러시아 △태국 △오만 △브라질 △호주 △필리핀등 국가들이 오미크론의 확산에 따라 아프리카 발 여행객을 차단한다.

지난달 보츠와나에서 최초로 발견된 오미크론은 남아공을 강타하며, 해당 지역을 풍비박산내고 있다. 남아공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8일 하루 100명대에서 26일 기준 2828명으로 무려 30배 가까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를 무려 32개나 보유하는데, 이는 델타 변이(16개)의 2배에 달한다.

바이러스는 흡사 왕관처럼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에 덮여진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숙주 세포로 침투하는데, 돌연변이가 생기면 전파력이 달라질 수 있고 백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여기에 델타 변이의 경우 바이러스가 신체 세포에 접촉하고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이 2개에 불과했으나 오미크론 변이는 RBD가 1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크 단백질 모형도


◇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약 70% 집중된 유럽, 사전 차단 움직임

현재 전세계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약 70%가 집중되고 있는 유럽은 선제적으로 오미크론 유입 차단에 나섰다.

유럽에서는 지난 한주간 250만 명의 신규 확진자와 3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 세계 신규 확진자 가운데 67%에 달하는 수준이며 전주 대비 11% 늘어난 수치다.

내년 3월까지 유럽에서 70만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질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회원국들은 서둘러 국경을 폐쇄하는 모습이다.

유럽연합(EU) 27개국은 남아공,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레소토, 모잠비크, 나미비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에서 들어오는 여행객의 입국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비(非) EU 회원국인 영국과 러시아도 아프리카발 여행객의 입국을 차단하고 여행을 제한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 미국·캐나다, 아프리카 여행객에 입국 제한

미국은 오는 29일 오전 12시1분부터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를 대상으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최근 14일간 이 8개국에 체류했던 외국인들은 미국 입국이 제한된다. 이런 제한은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미국에서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확인된 바 없다"면서 "CDC는 변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오미르콘이 유입이 됐을 경우 당국은 신속하게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남아프리카 떠도는 새 변이에 대한 주의 차원에서 (여행 제한을) 시행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의 경우 남아공을 포함한 7개국에 대해 국경을 폐쇄하고, 이들 나라로부터의 입국을 일시 중지한다. 자국민들을 대상으로도 이들 국가를 여행하지 말라는 권고를 내렸다.

장이브 두클로 캐나다 보건장관은 이들 나라에서 입국하는 모든 캐나다인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하며, 14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 캐나다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국가도 아프리카發 여행객 '입국 차단'

싱가포르 보건부는 아시아 국가 중 국경 강화를 가장 먼저한 도입한 나라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25일 오미크론 확산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남아공,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레소토, 모잠비크, 나미비아, 짐바브웨에 체류한 이들 중 싱가포르 국적 또는 영주권을 갖고 있지 않은 이들의 입국을 불허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도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 6개 지역발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국경을 강화한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새로운 변이주가 확인됐을 경우 감염성이나 중증도, 백신 효과에 주는 영향 등을 맞춰 평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긴장감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관은 "세계보건기구(WHO)나 외국의 동향 등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감염이 확대하는 등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차 감염이 발생한 홍콩 역시 국경 강화에 나섰다. 홍콩 당국은 아프리카 지역 8개국을 대상으로 입국 금지령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홍콩에서 여행객 2명이 오미크론 양성을 보이면서 이뤄졌다.

필리핀은 남아공,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레소토, 모잠비크, 나미비아, 짐바브웨 등 7개국을 대상으로 입국을 중단했다. 당국은 일단 다음달 15일까지 이들 국가에서 들어오는 여행객들의 입국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이다.

태국은 12월부터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레소토, 말라위, 모잠비크, 나미비아, 남아공, 짐바브웨에서 오는 여행객을 금지한다.

태국 질병관리부 오팟 깐까윈퐁 국장은 "우리는 항공사와 입국 금지 대상인 국가들에 통보했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 여행객들도 백신 접종을 마치더라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아공 측은 이같은 조치가 '가혹하다(draconian)'며 반발하고 있다. 조 팔라 남아공 보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런 반응들이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는 잘못된 접근법이며, WHO의 방침 또는 권고와 어긋난다"고 말했다

장관은 유럽 지역에서 확산 중인 팬데믹 상황을 가리키면서 "(남아공을 대상으로 한) 국경 강화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국가 지도자들 중 일부가 문제를 다루기 위해 희생양을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 사람들은 이성이 아닌 감정에 따라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남아공에서 보고된 새 변이를 '오미크론'으로 명명하며, 이 변이를 '우려 변이'로 분류했다.

코로나19가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누적 감염자 수는 2억6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사망자는 540만 명을 기록 중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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