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쇼핑대목 앞두고도 美 기업 광고지출 줄이는 속사정

"공급망-생산 정체로 車 재고 부족, 팬데믹 이전의 1/3"

 

올해 미국에서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인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도 기업들의 광고지출이 줄어드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공급망과 생산 정체로 인한 부족한 재고 탓에 눈에 띄는 연휴광고로 소비자들을 현혹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자동차 업계 12월의 악몽?

업계 임원들과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업체 및 딜러샵, 유통업체들은 올겨울 연휴 쇼핑시즌을 앞두고 광고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 렉서스의 유명 광고문구 '기억할 12월'(A December to remember)은 '잊힐 12월'(December to forget)로 바꿔야 할 정도라고 로이터는 표현했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공급망과 생산라인 차질이 1년 넘게 이어지며 미국 자동차 딜러샵의 재고는 팬데믹 이전 정상의 1/3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연휴 광고에 돈을 쏟아 부을 이유가 없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옛날과 같은 연휴시즌 광고과 할인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제너럴모터스(GM)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의 로리 하비 대표는 말했다. 자동차 공급이 평소의 1/3 수준인데 광고를 왜 하겠느냐고 그는 반문했다. 

광고분석업체 EDO와 패스매틱스에 따르면 4분기 광고지출이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올해 7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디지털 광고지출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10% 줄어든 2300만달러였다. 같은 기간 TV 광고도 5% 감소한 5700만달러로 추산됐다. 

겨울 판매행사는 매년 진행되는 일상적 이벤트라는 점에서 아예 안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올겨울은 자동차 판매행사가 너무 잘되도 문제라고 EDO의 케빈 킴 최고경영자(CEO)는 지적했다. 자동차를 제때 인도받지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킴 CEO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올 12월은 잊고 싶은 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품절 메시지 20억건

자동차만 공급부족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미국에서 가전부터 장난감, 의류까지 거의 모든 물품들이 재고 문제가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도브디지털경제 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온라인 소비자들에게 전달된 품절 메시지만 20억건이 넘는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0월의 3배가 넘는 것이다. 

재고부족에 구인난까지 더해져 유통업체들은 일부 브랜드의 경우 아예 광고를 하지도 않는 기간도 생겼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와 노르드스트롬이 올해 7월30일부터 10월30일까지 TV 광고에 지출한 금액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8% 줄었다. 외식 업계의 TV 광고지출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무려 56% 급감했다. 

하지만 올해 남은 기간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공급망 정체가 다소 해소돼 마침내 제품이 대량 확보될 때 기업들은 고객들의 간택을 받을 수 있도록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광고분석업체들은 설명했다.

패스매틱스가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광고를 추적해 본 결과, 4개 부문(가공식품, 소매유통, 가전, 게임)의 25대 광고주들이 지난 3개월 동안 광고에 지출한 돈은 전년 동기 대비 2배에 달했다. 일례로 지난 3개월 동안 아마존의 광고지출은 3억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7600만달러의 2배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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