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어디 없소"…농번기 일손부족 아우성

대봉감 수확·양파 파종기 불구 농촌 일손 없어
일당 최대 17만원까지 치솟아…"농사 포기할 판"

 

"사람이 있어야 농사를 짓지, 이젠 정말 농사를 접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가을 수확기와 파종기가 본격화되면서 농촌 들녘은 분주하지만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외국인 노동자 공급부족으로 곳곳에서 아우성이다.

파종시기를 놓치면 한 해 농사를 망치기 십상이나 웃돈을 얹어줘도 제때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양파 주산지 전남 무안은 지금이 정식시기다.

2500㏊ 면적에서 양파가 재배되는 무안의 9월말부터 11월말까지 양파정식 시기에 필요한 인력은 하루 1500여명에 이른다.

이 중 80%가 외국인 근로자로 채워졌으나 코로나 이후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농가마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인건비 또한 평소 12만원선이나 정식 시기에는 15만~17만원까지 치솟는다.

예전에는 주민들간 품앗이로 서로 일손을 거들었지만 점점 고령화되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대봉감 주산지인 전남 영암군 금정면의 경우 본격 수확기에 접어들었지만 이곳 역시 일손을 구하지 못해 수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봉감 재배농민인 민병우씨(53)는 "일손이 없어 다들 농가 자체적으로 수확하다보니 전혀 속도가 나지 않는다"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이용하려면 수일 전부터 인력공급업체에 예약을 해야 어렵사리 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국적인 대봉감 주산지인 금정면의 대봉감 재배면적은 510㏊로 연간 1만2000톤을 생산한다.

10월부터 김과 미역 양식작업이 시작된 완도에서도 인력난은 심각하다.

내년 5~6월까지 계속 작업을 해야 하나 일손 부족으로 제때 작업을 못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완도군은 올해 초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통해 21어가에 33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배정 받았으나 코로나19로 입국하지 못해 한 명의 외국인 인력도 투입하지 못했다.

전남 나주에서 외국인 인력 공급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가을 농번기철이 되면 농촌은 양파와 마늘 모종을 심고 어촌에서는 김 양식이 시작되면서 많은 인력이 소요된다"면서 "하지만 2~3년 전과 비교해 외국인 인력은 30%가량 줄어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외국인 근로자들 또한 과거에는 1주일에 하루 이틀은 휴식을 취할 수 있었지만 요새는 쉴 틈 없이 일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들 역시 지쳐가고 있다"고 걱정했다.

갈수록 악화되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전라남도는 정부에 외국인 근로자 고용제도 개선을 건의한 상태다.

계절근로자(E-8비자)를 농촌인력지원센터에 업무를 위탁해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는 방안과 근로계약 허용작물 범위를 확대하는 달라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은 고령화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력난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며 "농어가 일손 부족 해결과 중소기업의 구인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 고용 제도 개선 등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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