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석유류 27%·통신비 25%↑…소비자물가 10년만에 3%대 찍었다

10월 3.2% 상승…2012년 1월 이후 9년9개월만에 최대 상승폭

"이달 유류세 인하 등 하방요인…통신비 지원 기저효과도 소멸"

 

10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2%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한 것은 근 10년만이다.

특히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따른 석유류 가격의 상승과 지난해 정부의 통신비 지원이 사라진 데 따른 휴대전화료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정부는 이달에도 여전히 국제유가 상승과 소비심리 회복 등의 상방요인이 있지만, 유류세 인하와 더불어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 소멸, 농축수산물 가격의 안정세 등의 하방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1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

이는 2012년 2월(3.0%) 이후 처음 3%대 상승률이며, 2012년 1월(3.3%) 이후 9년9개월만에 기록한 최대 상승폭이다.

올 1월 0.6%를 기록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월 1.1%, 3월 1.5%로 오른데 이어 4월(2.3%), 5월(2.6%), 6월(2.4%), 7월(2.6%), 8월(2.6%), 9월(2.5%) 등 6개월 연속 2%를 넘었고 지난달 3%를 돌파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의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했다"면서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시행됐던 통신비 지원이 사라진 데 따른 기저효과로 공공서비스 가격도 오름세를 확대하면서 3%대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총평했다.

◇석유류 13년만 최대 상승폭…휴대전화료는 통계작성 이래 최대

품목별로 보면 상품이 1년 전보다 3.2% 올랐다.

이 중 농축수산물은 전년동월대비 0.2% 상승했다. 전월대비로는 3.5% 하락했다.

달걀이 33.4%, 수입쇠고기가 17.7%, 돼지고기가 12.2%, 국산쇠고기가 9.0% 오른 반면 배추(-44.6%), 무(-43.8%), 파(-36.6%), 풋고추(-34.0%) 등은 떨어졌다.

어 심의관은 "지난해 작황부진과 올초 폭설, 한파 등 기상요건 악화로 안 좋았는데 3월부터 햇산품을 출하하며 안정세가 됐다"며 "올해는 명절 수요 증가도 줄고 산지 출하량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공업제품은 전년동월대비 4.3% 뛰었다. 2012년 2월(4.7%)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석유류가 전년동월대비 27.3% 상승해 2008년 8월(27.8%) 이후 최대폭 상승을 보인 영향이다.

전기·수도·가스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모두 1.1% 상승했다.

서비스는 1년 전보다 3.2% 상승했다. 집세가 1.8% 올랐고 공공서비스는 5.4%, 개인서비스는 2.7%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2001년 10월(5.4%) 이후 최대 상승폭으로, 지난해 10월 통신요금 지원에 따른 하락효과가 없어진 것이 큰 요인이다.

이 중 휴대전화료(통신비)는 25.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6년 1월 이후 역대 최고 상승폭이다. 이달 3.2%의 물가 상승률 중 휴대전화료가 차지한 기여도만 0.67% 포인트(p)다.

통신요금 지원 기저효과를 뺀 물가상승률은 2.5~2.6% 정도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1년 전보다 전세는 2.5%, 월세는 0.9% 올랐다. 전세는 2017년 11월 2.6% 이후, 월세는 2014년 7월 0.9%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표시된 유가정보.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생활물가지수 10년만에 최대…근원물가도 9년만에 가장 많이 올라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6% 올라 2011년 8월(5.2%) 이후 10년2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2.8% 올랐다. 이 역시 2012년 1월(3.1%) 이후 9년9개월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4% 상승해 2015년 12월(2.6%)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자가주거비 포함지수는 2.9% 상승해 2012년 5월(3.0%)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자가주거비 포함지수는 자신의 소유주택을 주거 목적으로 사용해 얻는 서비스에 대해 지불한 비용으로, 소유 주택과 유사한 주택을 임차할 경우 지불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을 측정한다. 전세 보증금이나 월세가 오르면 상승하고 집세가 내리면 하락한다.

이 밖에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으로 작성한 지수인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7.5% 하락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이재명 기자


◇남은 두달도 상방·하방요인 혼재…연간 2%대 상승은 확실시

정부는 남은 2개월동안도 물가 상방요인과 하방요인이 혼재하는 만큼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어 심의관은 "향후 소비 회복, 유가 상승 등 공업제품 가격 상승 요인이 있지만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가 줄어들 것이고 유류세 인하 등 정부의 각종 물가 안정대책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물가에) 영향을 주는데, 최근엔 10월보다 안정되는 모습이라 상방 요인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10월까지의 누계 상승률은 2.2%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2%대가 확실시된다. 통계청은 남은 두 달 동안 현재의 상승폭에서 ±0.1%p 정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기획재정부도 "국제 유가 상승세 지속 등 국내외 물가상방압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유류세와 LNG 할당관세 한시인하, 농축수산물 수급관리, 공공요금 동결 등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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