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낙엽과 인생
- 21-10-31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낙엽과 인생
낙엽이 온통 세상을 붉은 색으로 만들며 사람들의 마음을 요상하게 만드는 계절입니다. 이렇게도 아름답던 낙엽들이 하나 둘 떨어지고 나면 앙상하게 남은 나무도 초라하고 땅바닥에 달라붙어 썩어가는 낙엽 또한 처연하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낙엽은 처음부터 그렇게 붉고 아름답지는 않았습니다. 그 잎들도 따뜻한 봄에 더없이 부드럽게 피어났고 한 여름에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만큼 푸르르고 싱그러웠던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을이 오자 그들은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고 그들을 이 땅에 존재하게 하셨던 조물주에게 최상의 영광을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잠시 후면 그들은 이 땅에서 영원히 사리지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 존재가 되고 맙니다.
사도 베드로는 낙엽을 인생에 비유하며 그 존재의 허무함을 노래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이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하였으니 너희에게 전한 복음이 곧 이 말씀이니라.’(벧전1:24-25)
우리네 인생이 참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 같지만 그것도 한 때일 뿐 낙엽처럼 우리들도 소리 소문 없이 이 세상을 떠나게 되고 잠시 후면 모든 사람들로부터 잊혀져 가는 존대인 것을 그 누구라 부인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살 것처럼 그렇게 싸우고 다투며 욕심 부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들이 맨날 보고 경험하는 자연을 주셔서 교훈을 받고 배우게 하셨던 것입니다. 자연과 낙엽은 한 번 사라지면 영원히 그 존재가 없어지게 되지만 사람은 이 세상에서도 존재하고 이 세상을 떠났을 때 저 세상에서도 존재하여 영원히 사는 불멸의 존재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같은 진리를 알지 못합니다. 조물주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죽으면 모든 것이 다 끝나는 줄 알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정말 무식하고 어리석은 판단입니다.
누가복음 16장에서 예수님은 ‘부자와 나사로’의 사건을 소개해주고 계십니다. 부자는 가난한 거지를 무시하고 그 집의 개가 나사로의 상처를 핥을 정도로 방관하지만 그 나사로가 죽어 천국에 들어가고 부자는 죽어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자 비로소 부자는 깊은 깨달음을 갖고 하나님께 부탁하기를 나사로를 보내어 지상에서 살고 있는 형제 다섯에게 전해 여기에 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곳에는 목사들이 있어 가르치고 있는데 그들의 말을 듣지 않고 믿지 않는다면 천국에서 나사로를 보내서 가르쳐줘도 듣지 않을 것이라며 거절하십니다. 바로 여기에서 오늘 우리 모두가 깨달아야 할 진리가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생각과 경험에만 갇혀 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깨닫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천국이 있는지, 내세가 있는지 조차 모른 채 오로지 낙엽처럼 잠시 머물 순간만을 위해 살아가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단적으로 선포하였습니다. 그렇게 사람이 이 땅에서만 살아간다면 주님을 위해서 희생하고 살아가는 하나님의 종들이 가장 불쌍한 존재일 것이라고 말입니다(고린도전서 15:19).
내세는 반드시 있고 하나님은 우리들의 삶을 이생뿐만 아니라 내세까지 주관하시고 인도하신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들에게 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 믿음만이 이 땅에서나 천국에서 축복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온몸으로 직접 겪었던 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1846년쯤 목사를 지원한 한 젊은이에게 의사는 “이런 병약한 몸으로 목회를 하면 1년 후 사망하고 말 것입니다. 그만 포기하십시오”라고 충고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젊은이는 순교한다는 각오로 복음을 증거했고, 불우한 이웃을 위해 구제사업을 펴는 가운데 무려 84세까지 살았습니다.
이 사람이 바로 1878년 구세군을 창설한 윌리엄 부스입니다. 그는 생의 말년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젊었을 때 의사가 나를 버렸으므로 나도 의사를 버렸다. 그리고 전능하신 하나님만 의지했다. 그리고 이 믿음이 나를 지켜주었고 구원하여 주었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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