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데믹' 온다…"미접종자, 독감백신이라도 맞아야 안전"

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 시행을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함께 위중증률, 치명률 등 각종 방역지표가 악화될 수 있다. 특히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확진자 폭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독감 인플루엔자도 동시 유행할 '트윈데믹'의 가능성도 상당하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독감 모두 예방하려면 백신접종 받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두 감염병에 취약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꺼려지거나, 하지 못할 대상자라면 독감 백신이라도 맞아야 겨울철 스스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동시유행 우려 상당…증상 유사해 일선 의료기관 감별 어려워
 
독감은 감기와 다른 질환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매년 겨울, 전 세계에서 유행한다. 상부 호흡기(코, 목)나 하부 호흡기(폐)를 침범해 갑작스러운 고열·두통·근육통·전신 쇠약감 등의 증상이 뒤따른다. 전염성이 강하고 노인·소아 또는 기저 질환자가 걸리면 합병증은 물론 사망 위험이 높다.

지난해 겨울에도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국민들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킨 덕분에 독감 환자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진 데다,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추진하기 때문에 독감 유행상황을 예측할 수는 없다.

이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지난해 저조한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인한 낮은 면역수준, 거리두기 완화 등에 따라 코로나19-인플루엔자 동시 유행이 우려된다"며 "두 질환은 발현 증상이 유사해 동절기 발열 환자 내원 시 의료기관에서 감별이 곤란해 코로나19 의료 대응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올해에는 독감도 분명 유행할 수 있다. 만일, 트윈데믹이 발생한다면 증상이 비슷한 만큼 응급실을 찾은 독감 환자가 제때 진료받기도 곤란할 수 있다. 가능한 독감에 걸리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독감의 치명률은 0.04~0.08%로 1만명당 사망자가 4~8명 발생하는데 대부분 고령층이며 임신부에게도 합병증 등 우려 수위가 높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생후 6개월 이상 영유아부터 성인 등 모두가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동시 접종 문제없어, 감염 예방하려면 독감백신이라도 맞아야"

방역당국과 전문가들 모두 감염을 예방하고, 독감으로 인한 중증화를 막기 위해서는 고위험군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예방접종 2주 뒤에 방어 항체가 생기고, 6개월 동안 면역효과가 이어지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10월부터 11월 사이에 접종하는 게 중요하다. 대다수 국민들은 병·의원에서 유료로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지난달 14일부터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553만명)와 임신부(27만명) 그리고 만 65세 이상 고령층(880만명)에 순차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4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약 1460만명 정도로 국민의 약 28% 규모다. 

독감 예방접종이 처음이라 2회 접종해야 하는 생후 6개월~8세 어린이와 임신부 대상 접종은 이날부터 진행돼왔고 이달 12일부터 75세 이상 고령층, 18일부터 70~74세 고령층, 21일부터 65~69세 고령층 대상 접종이 시작된다. 또한, 기존에 독감 예방접종 경험이 있어 1회 접종하는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접종은 이달 14일부터 진행된다.

추진단은 독감 접종이 10월, 11월에 집중되는 만큼 안전을 위해 65세 이상 고령층을 연령대별로 분산해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의료기관별로 1일 접종 인원에 제한이 있다.

예약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사전예약 누리집(http://ncvr.kdca.go.kr)과 콜센터(1339, 지자체 콜센터)를 통해 할 수 있다. 누리집에서 본인이 직접 예약하기 어려운 경우 자녀가 대신 예약하면 된다. 접종은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인 지역 병·의원이나 전국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올해 질병청 추진단의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 내 독감백신 계획량은 2856만명분으로 모두 4가 백신이다. 4가 백신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 2종과 B형 2종 등 4종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 4분기부터 12~17세(2004~2009년생) 소아청소년, 임신부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도 함께 이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두 가지 백신을 모두 맞아야 하나", "맞고 부작용이 생기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동시에 맞아도 문제가 없다"며 동시 유행 가능성으로 인해, 접종을 권하고 있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코로나 백신과 독감 백신 동시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이 생기거나 상호 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두 백신 간 접종 간격 제한을 없애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브리스틀 대학병원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랜싯'을 통해 18세 이상 679명에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할 때 독감 백신도 접종한 집단과 코로나 백신만 접종한 집단을 비교한 결과 이상반응에 차이가 없었고 부작용도 모두 경증과 중등증에 그쳤다는 연구를 내놓기도 했다.

우리 방역당국도 같은 날 두 백신을 각각 다른 팔에 맞으면 되는데 건강 상태와 이상 반응이 걱정되거나 일정이 가능하다면 며칠 간격을 두고 접종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이 이미 오래전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의약품이라며, 고위험군 중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독감 백신이라도 접종할 것을 당부했다.

천은미 교수는 "가능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18세 이하의 청소년, 영유아 그리고 임산부는 꼭 독감백신이라도 맞아야 감염 예방할 수 있다. 감염되더라도 입원할 만큼 위중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도 "올해부터 위드 코로나를 진행하기 때문에, 독감이 유행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며 동시에 유행할 수도 있다. 고령층·어린이·임신부·기저 질환자 등에 4가 독감백신 접종을 권한다. 올해 역시 독감이 대규모로 유행하지 않을 수 있지만, 개인별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맞을 수 있을 때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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