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지역서 자전거 탈때 헬멧 안써도 된다고?

킹카운티 자전거 헬멧법 폐지 쪽으로 기울어

위원회 만장일치 지지, 표결은 한달 뒤로 연기

 

킹 카운티에서 자전거를 탈때 조만간 안전 헬멧을 쓰지 않아도 단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 헬멧이 안전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는데다 헬멧 미착용자에 대한 단속이 유색인종 등에 집중돼 있어 헬멧법이 폐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킹 카운티 보건위원회는 자전거와 스쿠터 이용자들의 헬멧 착용 의무화법이 철폐되도록 바라지만 찬반표결은 더 자세한 검토결과가 나올 때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위원회는 이날 열린 회의에서 헬멧 착용법 폐지를 만장일치로 지지하고 이 법이 실효가 별로 없는데다 위반자 단속이 유색인종과 홈리스들에 편향돼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저메이 자힐레이 위원은 경찰의 표적단속은 물론 범죄행위가 아닌 헬멧 미착용에 경찰이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도 의문이며 티켓을 받은 저소득층이 겪는 경제적 고충, 관련법 외에 헬멧착용을 부추길 대안이 있는지 여부 등을 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한 시간 이상 진행된 공청회에서도 헬멧법 폐지의 찬성자와 반대자가 확연히 갈렸다. 일부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헬멧을 쓰지 않았다가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으면 치료와 회복에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관련법 폐지를 반대했다.

테레사 모스케다 위원은 시애틀경찰국도 헬멧법을 폐지하고 도로개선 및 사고예방교육 강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법안 상정자인 진 콜-웰레스 위원은 킹 카운티의 헬멧법 폐지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불안하다며 이 문제를 한달간 더 검토한 뒤 가부를 결정하자고 요청했다. 보건위의 다음 회의 일정은 11월18일이지만 투표일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도로안전 관련 비영리기관 ‘센트럴 시애틀 그린웨이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20년까지 헬멧 착용법 위반으로 티켓을 받은 약 1,700명의 자전거 탑승자들 중 흑인이 백인보다 거의 4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애틀 즉결재판소의 데이터를 분석한 이 조사에서 흑인은 전체 자전거탑승자 인구의 4.7%에 불과하지만 전체 티켓 발부자의 17.3%를 점유했다. 인디언원주민도 자전거 인구는 0.5%지만 티켓 발부율은 1.1%로 월등히 높았고, 아시안은 자전거 인구 17.8%에 티켓 발부율이 1.6%밖에 안 돼 대조를 이뤘다. 백인(라티노 포함)은 탑승자 인구 75.9%에 티켓 발부자가 72.9%로 거의 균형을 맞췄다.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발부된 헬멧착용 위반 티켓 중 43%가 홈리스에게 발부됐다는 한 언론사 조사도 있다. 티켓 벌금은 30달러이다.

자전거탑승자의 헬멧 착용을 의무화한 주 법은 없지만 벨뷰, 켄트, 렌튼 등 킹 카운티 주민의 35%를 점유하는 17개 지방자치단체는 카운티의 헬멧법 폐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자체 헬멧법을 운용하고 있다. 피어스 카운티의 타코마 시는 지난해 자체 헬멧착용법을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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