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인플레이션 헤지 위해 금 버리고 비트코인 사재기"

피델리티 "기관투자 복귀…다른 자산과 낮은 상관에 인기"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수단의 명성을 암호화폐에 넘겨줄 처지에 놓였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며 투자자들이 금을 버리고 암호화폐를 취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인류와 더불어 가치 저장의 유수한 역사를 지낸 금을 버리고 이제 겨우 세상에 이름을 알린지 10년 조금 넘은 디지털 자산을 매수하는 것이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에서 100억달러 넘는 자금이 유출됐다. 20일 기준 금 선물은 온스당 1782달러로 올 들어 6.1% 떨어졌다. 반면 비트코인은 뉴욕 증시에서 ETF 거래가 시작되며 6만700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피할 대표적 자산으로 여겨졌다. 인플레이션이 달러와 같은 명목화폐의 구매력을 갉아 먹을 때 금은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매력을 내뿜는다. 치솟는 수요, 부족한 공급, 막대한 화폐공급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금의 매력을 끌어 올린다.

하지만 이러한 금의 과거 명성이 지금의 금융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FT는 평가했다. 미국의 성장을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값은 떨어졌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인플레 헤지를 위해 다른 자산을 찾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FT는 설명했다.

그리고 전문가들까지 시대가 변하고 있다고 인정했다고 FT는 전했다. 피델리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다른 자산군과의 상관이 낮아 잠재적으로 인플레를 헤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부각돼 주류자산으로 인기를 끄는 요인이 됐다. 피텔리티는 최근 1100명 넘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을 기반해 이 같은 내용의 디지털자산 연구보고서를 냈다.

피델리티 설문에서 유럽과 미국의 헤지펀드 과반은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디지털자산의 매력을 끌어 올리는 주요인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설문 응답자들은 10명 중 8명 꼴로 암호화폐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고 답했다.

JP모간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보고서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며 "비트코인을 금보다 나은 인플레 헤지로 본다"고 평가했다.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비트코인이 금으로부터 돈을 뽑아냈다"고 말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터 존스는 20일 CNBC방송에 인플레 헤지로서 금보다 비트코인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이로 인해 통화정책이 훨씬 더 강력하게 긴축되면 금이 인플레 헤지라는 역사적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비트코인은 훨씬 짧은 역사 속에서 막대한 가격 변동성으로 악명이 높아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서 신뢰성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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