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농 출신 소년공' 대선후보로 우뚝…금배지 안거친 첫 與 후보

[이재명 선출] 성남지역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제도권 정치에선 '비주류' 길 걸어

'이재명이 한다면 한다' 선 굵은 행보로 대권주자 부상…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정치생명 위기 겪기도

 

1979년 기름때 묻은 손으로 시계 문자판을 지우던 소년공이 40여년 뒤 집권여당의 대선주자로 발돋움했다.

10일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최종 대선 후보가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얘기다. 

이 지사는 1964년 경북 안동에서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2명의 누나를 먼저 여의면서 5남 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이 지사는 안동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기 성남시로 이사했다.

그는 가난한 집안 탓에 일찍이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친구들이 중학교에 진학할 때 이 지사는 성남 상대원 공단의 공장을 전전하며 소년공으로 일했다.

공장 대신 학교에 다니고 싶어서 아버지와 싸웠던 이 지사는 공장 일을 하면서도 숨어서 몰래 공부에 매진해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1982년 중앙대 법과대학에 입학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어린시절 다친 팔을 보이는 모습./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 지사는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생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 강연에 감명받아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변호사가 된 이 지사는 성남지역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며 기반을 다진 뒤 2006년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는 그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으며 2008년에는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경선에서 밀려 탈락했다. 이 지사는 이후 심기일전해 2010년 6·2 지방선거에 민주당 소속으로 성남시장에 재도전, 당선됐다.

그는 성남시장 시절 긴축재정을 위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시의 재정 건전화와 공무원 매관매직 인사 관행을 바로 잡는 등 기존 시장들과는 다른 행정력을 인정받아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소득 시리즈가 마련된 것도 이때였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재정 건전화를 통해 마련한 예산으로 무상 산후조리, 무상 교복, 청년 배당 등 3대 무상복지 사업을 시행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2018년 경기도지사 당선 당시 사진. /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성남시장 시절 '사이다 발언'과 서민 정책을 펼치며 인기 가도를 달렸던 이 지사는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당내 경선에 참여하며 어느덧 대권 주자로 한 단계 발돋움했다.

이 지사는 차기 대권주자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남경필 전 도지사를 제치고 민선7기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그가 차기 대권 주자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순간이다.

이 지사는 이후 청년통장, 경기도 계곡 노점상 철거, 닥터헬기 구매, 공공배달앱 개발, 지역화폐,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 공론화 등 친서민 생활 밀착형 정책을 펼치며 '이재명이 한다면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추진력을 보여줬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에는 경기도내 신천지 유관시설을 신속하게 폐쇄하고 현장시찰에 직접 나서는 모습을 보이며 해결사의 이미지도 구축했다.

기본소득 전도사이기도 한 이 지사는 정부의 1차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한 끝에 이를 관철시켰다. 또 4차 재난지원금에서도 전(全)도민 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내 시행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파기환송심서 무죄 선고를 받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반면 이 지사는 친형 이재선씨 정신병원 강제 입원에 관한 직권남용,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정치 생명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그는 2019년 항소심에서 강제입원에 대한 TV토론회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포죄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300만원형을 받고 당선무효 위기에 처한 바 있다.

하지만 2020년 7월 대법원 판결 결과 이 지사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역시 무죄취지로 판기환송됐으며 파기환송심에서 최종 무죄가 확정되면서 경기도지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40년 전 소년공이 여권 지지율 1위의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것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6~8일 전국 성인남녀 1011명을 상대로 9월2주차 전국지표조사(NBS)를 진행한 결과,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25%, 윤 전 총장 17%, 홍 의원 13%,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12%를 기록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특히 올해 들어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대권주자 중 1위 후보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고 지지율 고공 행진을 펼쳤다.

4년 전 도전자 입장이었다면, 이번 민주당 대선 경선에선 줄곧 1위 후보를 수성하는 역할로 입지가 성장했다.

다른 후보에 비해 '당내 입지가 좁다', '국회 경험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고, '욕설 논란', '바지 발언', '대장동 의혹' 등 갖가지 그를 둘러싼 잡음도 있었다. 역대 민주당 대선후보 가운데 국회의원 당선 경험이 없는 경우는 이 지사가 처음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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