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퍼터 세달, 아이언세트 두달"…골린이 뜨니 골프채 '없어서 못산다'

타이틀리스트·젝시오 등 인기 클럽 품귀 현상

용품 수입 늘었지만 품귀 여전…중고 클럽 시장도 '호황'

 

지난 25일 3년차 골퍼는 A씨는 이른바 '타이거 우즈 퍼터'로 불리는 타이틀리스트 스카티 카메론 누포트2 퍼터를 구매하러 프로숍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이미 같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대기자가 '100명'이 넘는다는 것이었다. A씨는 "매장마다 재고가 다르겠지만 올해 안에 퍼터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골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없어서 못 파는' 골프채가 늘어나고 있다. 해외 여행길에 오르지 못하는 소비 심리가 명품·골프 등 고가 제품 구매로 터져 나온 것.

국내에선 타이틀리스트·젝시오 등 인기 골프클럽을 구하려면 적어도 2개월을 기다려야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일부 프로숍에서는 시타(시험 삼아 공을 침)용 클럽조차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대기만 2개월?"…골프채 없어서 못 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지핀 '골프 붐'으로 골프클럽 등 골프용품 시장도 과열되고 있다. 최근 골프에 입문한 B씨도 이달 중순 용품 브랜드 '젝시오'의 여성용 골프클럽을 구매하러 갔다 빈손으로 돌아왔다. 원하는 골프클럽은 이미 품절 상태로 대기 예약을 걸고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것. B씨는 "빨라도 다음달 말이나 11월은 돼야 클럽을 수령할 수 있다고 한다"며 "젝시오뿐만 아니라 다른 인기 골프클럽 아이언 세트를 받으려면 두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골프 붐이 일자 골프 용품 수입 실적도 크게 늘었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골프 용품 수입 실적은 4억6300만달러(약 5489억원)로 전년 3억4500만달러(약 4090억원) 대비 34.2% 늘었다. 

이처럼 골프용품 수입이 증가했지만 골프 인구가 더 빠르게 늘면서 인기 골프 클럽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골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

실제 지난해 골프 인구는 515만명으로 지난 2017년보다 33% 늘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새로운 골프 인구 유입이 더욱 가팔라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존 유통의 온라인 쇼핑몰인 '골핑'에서도 골프 클럽의 판매량이 소폭 늘었다. 일반적으로 '골린이'들은 시타나 전문가와 상담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용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골프 인구의 가파른 유입으로 온라인 채널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1월부터 9월 현재까지 골핑의 드라이버·아이언·퍼터 판매량은 각 1.43%·1.70%·3.13%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골프 외 타 스포츠·의류 산업군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골프 입문 20년째인 C씨(49)도 최근 골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 백화점에서 타이틀리스트 아이언 세트를 구매했는데 한달 반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그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제품값을 지불하는 사전 구매형태로 골프채를 구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유레없는 호황 누리는 골프 산업…중고 시장도 好好

이처럼 유례없는 골프붐에 골프업계가 호황을 누리는 배경에는 MZ세대가 있다. MZ세대에게 골프는 일명 '인싸' 문화로 잡리잡고 있어서다. 특히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은 골프 등 새로운 취미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새롭게 유입되는 MZ세대는 필드뿐 아니라 스크린골프를 하나의 놀이로 인식하고 있다. 기성세대만큼이나 필드에 자주 나가지 않아도 내게 맞는 골프 클럽이나 캐디백 등 골프 용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를 위한 소비에 아끼지 않는 MZ세대의 유입으로 고가의 골프 클럽 인기가 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트렌드에 최근에는 인기 중고 골프클럽의 몸값도 오르는 추세다. 코로나19 이후 물량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지자 중고 상품이 더욱 비싼 가격에 팔리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

부는 기존 판매가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는 추세다. 예컨대 일부 클럽은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데다 수요가 늘면서 비싼 중고가에 팔리는 추세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골프 인구가 늘면서 재고가 부족하다보니 중고품을 비싼 가격에 나놔도 사가는 사람 있다보니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심지어 중고 클럽의 시세도 올랐다”며 "신제품과 시세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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