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대법원 “청소년때 범행에 46년 징역형은 잘못됐다”

17살 살인했던 40대, 모범적인 수감생활자 하급심 뒤집어 

 

워싱턴주 대법원이 청소년 당시 벌어졌던 사건에 대한 판결은 처벌보다 재활에 더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살인혐의자에 선고됐던 46년의 징역형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워싱턴주 대법원은 지난 23일 친구의 7살 여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복역 중인 티모시 해그(사진)에게 46년형의 징역형이 선고된 것은 잘못됐다고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 하급심의 양형이 청소년의 재활보다 처벌에 더 초점이 맞춰져 내려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해그 사건은 다시 하급심으로 환송돼 다시 형량에 대한 선고를 받게 됐다.

워싱턴주 롱뷰 출신 해그는 17세였던 1994년, 당시 7살이었던 친구 여동생 레이첼 딜라드를 욕조에서 목 졸라 익사시킨 혐의로 당초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연방대법원이 청소년에 대한 자동 종신형을 선고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한 이후 워싱턴주 카울리츠 카운티 법원은 해그에게 종신형 대신 46년형을 선고했다.

주 대법원은 이날 카울리츠 법원 마이클 에반스 판사가 형량을 재선고 하는 과정에서 해그가 교도소내에서 보였던 품행, 고교졸업장 취득, 교도소 예배당과 주방 근무, 종교적 회개 등 중요한 증거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주 대법관 9명은 만장일치로 해그가 청소년때 저지른 범행과 관련돼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 바르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여러 증거가 있었는데 하급법원이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특히 대법관 9명 가운데 6명은 청소년에 대한 46년 형은 사회복귀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에 종신형과 같아 위헌이라고도 판단했다. 실제 해그가 46년형을 다 살고 나올 경우 63세가 되기 때문에 사회 복귀를 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라는 것이다.

이번 주 대법원의 판결은 최근 주나 연방법원이 아이들이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성인과는 다르게 판단해야 하는 추세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만일 하급법원으로 파기 환송된 선고 공판에서 해그에게 최소 형량인 25년이 선고될 경우 그는 이미 20년 이상 오랫동안 복역을 했기 때문에 2년 내 석방돼 4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사회 적응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법원자료에 따르면 가난한 집안에서 성장한 해그는 학교시절 따돌림과 의붓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등 불우한 10대 시절을 보냈다. 또한 그가 살해한 레이첼 딜라드의 이복오빠이자 친구인 알렉스에 대한 성적 관심으로 괴로워했다. 해그는 알렉스의 가족이 알렉스를 학대하고 쥐가 들끓는 차고에서 살도록 강요하는 등 더럽게 취급했다는 이유로 이들 가족을 처벌하기 위해 레이첼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피해자 레이첼의 부모는 이번 판결에 대해 “딸이 숨진 후 단 하루도 잠을 자지 못할 만큼 고통받고 있다”며 크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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