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아프리카 진출하려다 현지인들과 충돌해

남아공에 지역본부 설립 추진에 제동 걸려

현지 원주민 “역사적 유산 훼손” 강력 반발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아프리카 본격 진출을 위한 첫 발걸음을 떼자마자 난관에 직면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아프리카 지역 본부 건설을 추진하던 도중 현지 주민의 맹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3억 5000만달러(약 4100억원)를 투자해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아프리카 지역 본부를 짓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무실, 주택, 보행·자전거 도로, 녹지 공원 등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내용이 골자다.

아마존은 리버 클럽이라는 지역을 선정하고 재개발에 나섰으나, 현지 원주민들과 시민사회가 반대하고 나섰다. 재개발 부지는 과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케이프타운에 보급 기지를 세우기 전인 1510년 현지 원주민인 코이족과 포르투갈의 전투가 있었던 곳으로 알려졌다.

현지인들은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해야 할 만큼 ‘신성한’ 곳이자 도시의 상징이라며, 유·무형 역사적 가치가 아마존의 개발로 훼손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아울러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주장부터, 네덜란드가 정착민들에게 처음으로 토지 분배를 시작한 곳이라는 의견까지 다양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마존의 재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케이프타운시와 지방정부 등은 “불법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아마존의 아프리카 지역 본부를 유치하면 고용이 늘어나고 수많은 경제적 기회로 이어지는 등 도시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케이프타운 지역 본부가 설립되고 아면 약 2만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프리카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아직은 낮지만 지속 증가하고 있는데다, 열악한 인프라와 제한된 물류시스템으로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케이프타운 도심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현재 짓고 있는 지역 본부를 새로운 거점으로 삼아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이번 남아공에서의 갈등은 미국에서 제2본사 설립을 추진하다 실패한지 2년 만에 일어난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아마존은 지난 2018년 뉴욕 퀸즈 지역의 롱아일랜드시티에 제2본사를 지으려고 했지만, 시민들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항의로 이듬해 이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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