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그늘, 청년 일자리가 실종됐다

기업 10곳 중 7곳, 올 하반기 채용 없거나 미정 상태
OECD 평균보다 청년 고용 낮아…"고용 확대 정책 펼쳐야"

 

코로나19가 이어지면서 청년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당장 대기업 10곳 중 7곳은 올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 상태다.

경제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에 경직된 고용시장이 직격탄이 됐다. 청년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청년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미국, 유럽 등에 비해 바닥 수준이다. 

◇"채용 안 한다"…위축된 취업 시장 

9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절반이 넘는 54.5%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채용 계획이 아예 없다고 답한 기업은 13.3%였으며, 32.2%만 채용 계획을 수립했다.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공기업도 채용 축소에 나섰다. 강원랜드와 한국전력공사, 한국공항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다수의 공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과 고용 경직성 탓이 크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물경제 회복에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가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실제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응답 기업 32.4%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경제·업종 경기 악화를 꼽았다. 고용 경직성으로 인한 기존 인력 구조조정 어려움(14.7%)과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1.8%) 등도 원인으로 지목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실물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청년 고용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며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 고용유연성 제고 및 신산업 분야 지원 확대 등으로 기업들의 고용 여력을 확충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OECD 평균 밑도는 청년 고용률 

청년 취업이 줄어들면서 고용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11~2019년간 한국의 고용률과 실업률의 OECD 국가 중 순위는 지속해서 낮아졌다. 고용률은 2011년 21위에서 2019년 28위로 7계단 하락했고, 실업률(15세 이상)도 2011년 1위에서 2019년 10위로 9계단 떨어졌다.

특히 청년층(15~24세) 고용률은 25.6%로 OECD 평균(40.7%)보다 15.1%p나 낮았다. 

G5국가(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와 비교해도 한국의 청년(15세~29세) 고용률은 42.2%로 평균 56.8%보다 14.6%p 낮았다. 

한국의 청년 경제활동참가율(46.4%) 역시 G5국가 평균(62.5%)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년층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로, 청년 체감실업률이 25.1%에 이르렀다. 청년 구직 단념자는 2015년 대비 2020년 18.3% 증가해 21만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채용 확대를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와 고용유지지원금 제공 등 고용 확대 정책을 주문했다. 

이형준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최근 우리나라 고용회복이 아직 더딘 점을 고려하면 '고용 없는 경기회복'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경쟁국에 비해 더 빠르고 완전한 고용회복을 위해서는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고 내실 있게 구축해 노동시장의 진입과 복귀에 부담이 없도록 해야 하고,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최소한 올해 말까지 연장해 아직 어려움을 겪는 업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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