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에 개·고양이 태우느라"…직원 버려두고 아프간 탈출한 영국인

아프가니스탄에서 동물 자선단체를 운영하던 한 영국인이 함께 일한 직원들은 방치한 채 그가 보호하던 개와 고양이 150마리가량만 탈출시켜 논란이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동물 자선단체 '나우자드'를 운영하는 전직 영국 해병인 폴 펜 파딩은 전날 전세기에 개와 고양이를 태우고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했다.

개 90~100마리, 고양이 60~70마리 등 동물만 데리고 탈출한 그는 BBC, 가디언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복잡한 심경"이라며 "부분적 성공"이라고 말했다.

파딩은 아프간에서 개와 고양이를 구하는 과정을 '방주 작전'(Operation Ark)이라 명명하며 동물 애호가들로부터 모금을 받아 전세기 대여 자금을 마련했다.

 

그러나 군 당국이 전세기 이착륙을 불허하자, 그는 자신의 SNS에 "영국은 나를 버렸다"며 공개 저격했다. 이에 벤 윌리엄스 국방부 장관은 "헛소리다. 파딩과 그의 직원들은 영국 여권 소지자로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동물보다 사람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파딩은 용케 전세기 이용 허가를 받고 개와 고양이 수십 마리만 데려왔다. 그는 동물만 데려온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채 트위터 공식 계정에 "(아프간에 남은) 직원들과 관련해 긍정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적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동물들을 구하느라 정작 영국을 도왔던 아프간인들은 대피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아프간 참전용사인 톰 투겐트하트 하원 외무 특별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를 데려오는데 많은 병력을 사용한 반면 내 통역사의 가족들은 (탈레반에) 살해당할 것 같다"면서 "통역사 한 명이 '왜 5살짜리 내 아이가 개보다 가치가 낮냐'라고 물었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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