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잡스의 신비주의 집착에 발목 잡혔다

'신비주의' 스티브 잡스의 유산은 여전히 애플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신제품 출시에서 '놀라움'을 중시한 잡스의 철학은 곧 '비밀주의'로 이어졌다. 애플은 협력사에 악독한 수준의 비밀유지 계약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어길시 가차 없는 위약금이나 계약 종료가 기다린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5일 "현대차가 애플과의 애플카 생산 협의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애플이 현대·기아차그룹과의 논의를 최근 일시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를 두고 "애플이 협력사와 관계에 있어 '비밀 준수'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준다"며 "현대차가 이번에 배웠듯 애플과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아마 누구에게도 말해선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애플의 유별난 ‘비밀유지계약’은 악명 높다. 자사 직원들에게 비밀유지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은 코드명을 정해 부른다. 디지털 포렌식 회사와 계약을 맺고 기밀 유출자는 끝까지 잡아낸다.

정보유출 방지 강요는 내부뿐만 아니라 협력사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애플은 생산시설을 운영하지 않아 아이폰 등 주력제품도 협력사에 위탁 생산을 맡기는데, 공개된 협력사는 폭스콘과 TSMC 정도다.

하나의 계약을 체결할 땐 여러 업체들과 동시에 접촉하고 논의가 마무리되기 직전에 협력 업체를 최종 선정한다. 편리한 원스톱(one-stop)을 선호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애플은 하나의 회사에만 의존하지도 않는다.

협력사엔 애플만의 '보안 유지'강령이 내려온다. 만약 어기면 계약을 가차 없이 해지해 버린다.

애플의 신비주의 집착은 잡스의 성향에서 비롯됐다. 잡스는 신제품 출시 이벤트를 '스펙터클한 일'로 만들기 위해 철저한 비밀 유지를 강조해왔다. '놀라움과 즐거움'은 지금도 여전한 애플의 마케팅 콘셉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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