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에 괜찮을까?" 백신접종 앞둔 임신 준비 부부들 한걱정

임신 계획 중인데 접종 괜찮을지…예비 엄마들 우려 확산

전문가 "독감주사 태아에 영향 없듯 백신 자체 문제 안돼"

 

슬하에 6살 자녀를 둔 박모씨(40·여·세종시 소담동)는 최근 걱정거리가 생겼다. 올해가 가기 전 둘째 임신을 계획 중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수선한 시기에 아이를 갖는 게 잘하는 일인지 판단이 서질 않는 탓이다.

코로나19 감염도 문제지만, 당장 닥친 고민은 백신을 맞아도 괜찮은지다.

아직 임신 전이라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염려가 되는 건 이후 상황이다.

접종 후 계획대로 임신할 경우 혹여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선뜻 결정이 서질 않는다. 박씨는 당장 며칠 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있다.

박 씨는 "코로나에 감염되는 일도 치명적이지만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보도를 접하면 과연 아이를 갖는 게 옳은 일일까 걱정이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여러 기사를 찾아보고 검색을 해봐도 임산부의 백신 접종 관련 정보는 찾을 수가 없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걱정하는 출산 적령기 부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임산부 뿐 아니라 임신을 계획 중인 부부들 역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백신을 맞은 후 임신을 했는데 혹여 후유증이 배속의 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다.

당연히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백신을 맞는 게 최선이지만, 심심찮게 나오는 백신 관련 후유증 뉴스가 자꾸만 이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9일부터 만 18~49세 성인 1,777만명이 10부제 방식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이들 18~49세는 오는 26일부터 9월30일까지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자신이 희망하는 곳에서 접종할 수 있다. 9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2021.8.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일단 임산부에 대한 백신접종 여부는 이르면 이달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그간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접종 경험과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임산부 예방접종에 대한 발표를 미뤄왔다.

하지만 임산부 예방접종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자, 대한산부인과학회와 함께 임산부에 적합한 백신의 종류, 주의사항, 접종 권고 시기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임산부에 대한 백신접종도 전향적인 방향에서 검토되는 분위기다.

전 세계적인 흐름 역시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초기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임신부에 대한 백신 접종을 권유하지 않던 세계보건기구(WHO)도 이제는 여러 연구 사례를 토대로 권고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WHO 공식홈페이지에 '임산부 예방접종 권고안'을 올리고 "기저질환(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임산부는 의료진과 상의 후 백신을 접종받는 것이 좋다"며 "다만 현재 임산부는 코로나19 임상 2상, 3상 시험에 포함되지 않아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예비 엄마들의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임신 문제 때문에 접종을 고민했는데 일단 대상에 올라 백신을 맞았다"면서 "임신 계획은 좀 더 시간을 두고 남편과 상의하기로 했다"는 게시글도 눈에 띄었다.

세종충남대병원 산부인과 정예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임산부의 백신접종을 권고하지 않는 것은 백신을 맞고 난 다음 나타날 수 있는 고열 등의 부작용이 산모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 때문"이라며 "임신 계획 단계에서의 백신접종은 오히려 태아의 면역 형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감 주사를 맞아도 태아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듯 백신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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