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계혜란] 민들레

계혜란(서북미문인협회 회원)

 

민들레

 

별의 영혼을 닮은

나는 노란 민들레


바람을 따라 날아온

머나먼 여정


봄볕 속에서 바위를 비집고

긴 휴식을 취한다


바람 한 자락에

내 몸은 노란 우산을 펼친다


벌 한 마리 날아와

나와 입맞춤 하면


나는 한 송이 행복한 꽃으로

봄을 노래한다.


<해설>

시인이란 자신의 초상화를 글로 그리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시 쓰기란 시인이 자기 자아를 다른 사물로 비유하는 일이다. 

이 작품의 화자도 민들레를 자신의 이미지로 형상화 한다. 특히 화자는 민들레를 별의 영혼을 닮은 존재의 이중 이미지로 그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화자는 지상을 초월한 천상의 영혼을 지닌 존재라는 것이다. 

그리고 바위를 비집고 일어서는 강한 정신력을 지닌 민들레처럼 이민의 삶을 사는 시인의 초상은 오늘의 코로나 사태 속 어렵게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큰 힘을 주리라 믿어 매우 주목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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