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목 회장의 6ㆍ25전쟁 참전기-6] 포병부대 거쳐 미국길에 올라

윤영목(서북미 6ㆍ25참전 국가유공자회 회장) 


1950년 6월25일 새벽 4시 북한의 침공으로 시작됐던 6ㆍ25 한국전쟁이 발발한지도 7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당시 6ㆍ25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청년들도 이제는 80~90대가 되면서 대부분 참전 용사들이 하늘나라도 떠나고 생존해 있는 용사들이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들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더라면 조국인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물론이고 오늘날의 번영은 없었을 것입니다. 

올해 만 90세로 한국전에 참전했던 윤영목(병충학 박사) 서북미 6ㆍ25참전 국가유공자회 회장이 생생한 한국전 참전기를 보내와 시리즈 형태로 게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애독을 당부 드립니다. /편집자註

 

포병부대 거쳐 미국길에 올라

 

국군최초 155mm 곡사포대대(1951년9월)

전투가 일단 끝나고 1주일후인 1951년 9월초 육군본부에서 필자에게 전속 명령이 내려왔다. 대한민국 육군 최초의155mm 곡사포 부대인 제99포병대대 창설요원으로 차출된 것이다. 그 당시 한국군 포병에는75mm 산포와 105mm 곡사포가 지급돼 있었 으나 155mm 곡사포는 처음이다.

지정된 장소에는 기존부대에서 차출된 장병기간요원이 와있었고 각자의 직책이 부여되면서 부대편성이 완료되자 소요 보충병 지원을 받았다. 이윽고 한국군에는 처음 보는 웅장한 155mm곡사포 18문을 인수해 즉시 단기간의 훈련과정에 돌입했다. 그야말로 부대장병 전원에게 너무나도 자랑스러운 순간들이었다. 

출동준비가 완료되자 부대는 동부전선으로 이동하였으며 장소는 간성과 고성사이에 3개 포대가 포진해 전선 북방의 인민군과 대치하여 보병부대를 지원하는 동시에 독립 부대로 적 후방 교란사격에 임했다. 

필자의 B포대는 화진포 인근에 위치해 포격지원 임무를 수행했다. 화진포는 동해바다와 거진 연결되어 있으며 그 당시 바로 해안가에 아름다운 양옥집 한 채

체가 있었는데 그 건물이 김일성별장이라고 들었다. 주인 없는 그 건물을 탐색하고 싶었으나 그 건물 일대에 지뢰가 매설되어 있다고 해서 그 부근에도 가보지 못했다. 지금은 그 누구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필자의 포병대대에는 미군 편제상의 관측용 L-19경비행기 2대도 배정되어 있었으며 간성에 있는 활주로를 이용해 수시로 공중에서 적진 후방을 관찰하며 목표가 발견되는 대로 포격을 가할 수 있었다. 필자도 수 차례 이 관측비행기를 이용해 금강산 일대와 적진 후방을 비행하면서 포사격을 지휘한 적이 있다.

 

미국 육군포병학교 초등군사반과정 파견교육(1952년3월) 

제99 포병대대에 부임한지 약 6개월후인1952년 3월 중위 진급과 동시에 육군본부에서 뜻하지 않은 미국 육군포병학교 파견교육 통지가 내려왔다. 

끔에도 생각하지 못한 발령이다. 알아보니 국군의 포병확장 계획에 따른 기간요원 양성을 위해 미국측의 협조와 지원으로 미국 포병학교에서 필요한 재교육을 받게 한다는 취지였다. 그동안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미국에 간다는 것으로 전쟁에서의 피로도 잊은 채 모두가 흥분해 있었다. 각 포병 부대에서 위관과 영관급 장교100명이 선발돼 인천에서 2만톤급 미군 수송선에 승선하여 미군 귀환장병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출범했다. 도중 일본 사세보항에 들러 소요 보급물자를 싣고 망망대해 태평양 횡단길에 올랐다. 그 당시 한국군에는 자체 군복이 없었으며 모두가 미군 군복에 모자와 계급장만을 국산품으로 착용하고 장도에 올랐다.

선내에서는 각 침실에 4~6명씩 배당되었고 무엇보다 장교 식당에서의 식사는 그동안 익혀온 콩나물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최상급 식단으로 제공됐다. 그런데 배가 사세보항을 떠난 수일후부터 100명 일행 중 절반 정도가 출렁이는 배안에서 배멀미에 시달리기 시작했으며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17일간 그 좋은 양식을 제대로 먹지 못한 것이 지금도 한스럽게 느껴지고 있다. 한가지 신기했던 것은 배가 샌프란시스코항에 정박하자 그동안 시달렸던 배멀미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었다.

영화와 그림에서 봤던 금문교를 지나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놀라운 광경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필자의 눈에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반도와는 판이하게 다른 아름다운 무릉도원 같아 보였다. <7회에 계속>

 

윤영목 회장의 6ㆍ25참전기 '이전 회'를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https://www.seattlen.com/hot/5707(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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