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국인 여행 금지'에 뿔난 유럽…"공정성 훼손, 합리적 방법 아냐"

미국 정부가 자국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외국인 여행 제한 조치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하자 유럽연합(EU)은 이를 두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일찌감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마친 외국인에 한해 여행을 허용한 EU 각국은 자국민의 미국 여행이 제한되자 형성평 등을 문제삼은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백신 접종한 미국 관광객은 몇 주간 EU 각국의 출입이 허용되는 반면 대부분 유럽인은 지난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외국인 여행 제한 조치 하에 미국 여행이 불가하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6일 영국·스페인·프랑스 등 최근 여러 유럽 국가에서 델타 변이 확산세가 급증하는 사례를 근거로 기존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국민의 이스라엘·포르투갈·스페인 여행을 경고했다.

이에 유럽 의회 측은 지난주 바이든 행정부에 미국과 비슷한 백신 접종률과 코로나19 감염률을 지닌 EU국 상호 간 여행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라도슬라프 시코르스키 EU의회 미관계 대표단 단장은 "우리는 미국인들에게 솅겐 구역을 개방했지만 미국은 유럽인들에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상호 호혜주의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외국인 여행 제한 조치에 대해 독일은 자국민의 백신 접종률(전날 기준 49.8%)이 미국(전날 기준 49.7%)보다 높은 점을 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토비아스 커츠 독일 공중보건 전문가는 "미국인들이 해외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귀국하는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이같은 조치가 합리적인 것만은 아니다"라며 "공중 보건 관점에서 볼 때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더 나은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 기업은 미국의 제재로 큰 타격을 받아왔다고 WP는 전했다. 이에 울리히 애커만 독일 정밀기계산업협회(VDMA) 대표는 "미국의 조치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유럽인 출장을 배제할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독일 국적의 콘스탄스 스텔츠뮐러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여행 금지 조치보다 더 나은 합리적인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양국간 경제적 상호 의존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프랑스의 경우 미국에 본거지를 둔 약 10만명의 프랑스 시민들이 이같은 조치로 고향의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된 점을 문제 삼았다고 WP는 전했다.

롤랑 레스쿠레 전진하는공화국(LREM) 의원은 "문제는 영주권이나 미국 여권을 소지하지 않은 미국 내 프랑스 거주자들"이라며 "만약 그들이 프랑스로 돌아간다면 다시 미국으로 복귀가 가능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데미안 레그나르도 보수 성향의 프랑스 상원의원은 미국인 유럽 여행 허용 문제를 재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공정성과 논리를 원한다"며 "미국의 이같은 태도는 일반 국민들의 삶을 곤란하게 만들고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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