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5명이 김홍빈 외면…인간성 상실" 구조나섰던 러 산악인 폭로

"못 도와줄 상황이라면 사고는 알렸어야" 맹비난

가족 요청에 김 대장 수색 중단…장례 절차 착수

 

애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14개 봉우리를 등반한 김홍빈(57) 산악 대장이 실종된 가운데, 그를 가장 먼저 도우러 나선 산악인이 다른 산악인들을 공개 비판했다.

지난 24일 러시아 산악인 비탈리 라조(48)는 자신이 속한 러시아 등반대 '데스존 프리라이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김 대장의 구조 요청을 외면한 산악인이 최소 15명이라고 주장했다.

라조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정상을 정복하길 원한 나머지, 많은 미숙련 관광객들은 밤중에 어려운 지형에 있으려고 한다"면서 "그런 사람들은 돌아와야 하는 지점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문제를 일으킨다"고 운을 뗐다.

이어 "벼랑 끝에 김 대장이 함께 있었음에도 적어도 15명의 사람들이 그를 지나쳐갔다"면서 "어두웠다고 하지만 그의 헤드램프 불빛은 분명히 보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같은 벼랑 아래 떨어진 러시아팀의 아나스타냐 루노바는 김 대장의 파키스탄인 짐꾼 리틀 후세인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면서 "리틀 후세인이 '힘이 너무 빠져 김 대장까지 구조할 수 없으니 도와달라'고 울먹였는데도 모든 산악인이 그냥 지나쳐갔다"고 강조했다.

장애 산악인 김홍빈 대장이 브로드피크(8047m) 등정에 앞서 지난 12일 K2베이스캠프에 들러 등반 루트를 살펴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홍빈 대장 페이스북 갈무리) 뉴스1 © News1


또 라조는 "김 대장을 끌어올릴 힘이 없었다는 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최소한 사고 상황을 무전기나 인리치(구조 신호를 보내는 위성 장치)를 통해 알렸어야 했다"며 "아나스타샤, 당신의 인리치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신들은 SNS에서 8000m를 정복한 용감한 사람들이고 영웅일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나는 당신들을 인간성을 상실한 한심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라조는 "나와 안톤 푸고프킨이 아나스타샤를 먼저 구해 캠프3까지 데려다줬는데, 김 대장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멀쩡히 걸을 수 있었던 아나스타샤 대신 김 대장을 도왔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나"라고 안타까워했다.

앞서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58분쯤(현지시간) 브로드피크(해발 8047m) 완등 소식을 전하고 하산하던 중 이날 자정쯤 해발 7900m에서 조난당했다.

김 대장은 위성 전화로 구조 신호를 보내 19일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됐으나, 등강기를 이용해 올라오다 경사 80도 암벽 아래로 추락했다.

한편 26일 김홍빈 브로드피크 원정대 광주시 사고수습 대책위원회는 이날 김 대장의 가족들과 현지 대원들의 의사를 존중해 추가 수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구조 수색 중단에 따라 대책위는 관련 기관 회의를 통해 장례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으며, 현지 대원도 베이스캠프에서 철수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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