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안한 흑인부부 코로나로 3시간차 사망

역사 탓에 코로나 백신에 거부감으로 접종 거부

미 당국이 흑인 대상 매독치료 실험 전력 갖고 있어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다시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미국 흑인부부가 같은 날 3시간 간격으로 코로나로 사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틴 대니얼(53)과 트리나(49) 부부가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지난 6일 사망했다. 22년 동안 결혼 생활을 이어온 부부는 같은 날 이처럼 수 시간 차이로 숨을 거뒀다.

부부는 18세 아들과 15세 딸을 뒀다. 주변에서는 학교 개학을 앞두고 부모를 잃은 두 자녀를 위해 모금사이트 '고펀드미'를 통해 후원금을 모급하고 있다. 

부부의 친척인 멜라니 대니얼에 따르면 남편 마틴은 백신에 대한 강한 불신 때문에 코로나 백신 접종을 거부해왔다. 마틴은 인종차별 인체 실험이 행해졌던 앨라배마주 터스키기 대학의 졸업생이었다. 터스키기는 1930년대 미국 정부가 흑인을 상대로 비윤리적인 인체 실험을 시행한 곳이다.

당시 미국 보건당국은 매독 치료를 하지 않으면 벌어지는 상황을 관찰하기 위해 1932년부터 40년간 흑인 600명을 대상으로 비밀 생체 실험을 했다. 실험으로 흑인 7명이 매독으로, 154명은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이 실험의 진상이 밝혀진 후 일부 흑인들은 미국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백신 접종도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전문가 집단 '코비드 공동프로젝트' 조사에 따르면 흑인 중 코로나 백신이 안전하다고 믿는 비율은 14%, 효능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비율은 18%에 그쳤다.

부부의 조카인 코넬리어스 대니얼은 "흑인들이 백신을 믿지 않는 이유를 역사적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나 역시 불행한 과거 때문에 한때 백신에 불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백신을 맞는 아내를 보고 나도 접종을 받았다"며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이제야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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