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일부터 '열돔', 더위 더 세진다…2018년 '역대급 폭염' 다시 오나

이번 주 내내 33도 안팎 무더위…20일부터는 열돔 현상

대기 상층부 열기·강한 고기압 강도 3년 전과 비슷

 

33도 안팎의 때이른 폭염이 전국을 덮치고 있다. 장마가 끝나는 20일께부터는 한층 강한 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이 평년(7월 말)보다 열흘 가량 빨리 시작되면서 2018년 역대급 폭염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한라산과 지리산을 뺀 전국에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정체전선이 남쪽으로 물러가고 더운 공기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번 주 내내 33도 안팎의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전국 낮 최고기온은 14일 28~35도, 15일 28~33도로 예보됐다. 습도 탓에 체감온도는 더 높다. 서울 32도, 대전 33도, 대구 35도이다. 일부지역 체감온도는 35도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밤사이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도 나타난다. 13일 서울에서는 올해 첫 열대야가 기록됐는데, 작년보다 23일 빨랐다.

날씨만 보면 이미 한여름에 접어들었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기상청은 18~19일 전국에 비가 내린 뒤 20일부터는 한 단계 더 강한 더위가 맹위를 떠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서울과 대구는 낮 최고기온이 각각 34도, 35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대기 중층과 상층을 덮으면서 장마철에서 벗어나고, 열돔 형태의 폭염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돔이란 대기상공에 발달한 고기압이 뚜겅 역할을 하며 공기를 지표면으로 누르고, 뜨거운 공기는 계속해서 쌓이는 기상현상을 말한다. 

기온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20일 이후는 폭염의 발생 원인과 강도가 다르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현재 폭염은 커다란 공기가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저기압의 회전에 의해 열기와 일사가 강화됐기 때문에 단기적이다.

반면 앞으로의 폭염은 거대한 북태평양고기압 기단과 상층의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이 더해져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강하고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이 전국을 덮치면서 올해도 최악의 폭염이 나타났던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 2018년에는 7월11일 정도부터 폭염이 시작돼 역대 폭염일수 1위(31일)를 기록했다. 

© News1 DB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은 "정체전선이 하나는 중국 쪽에, 하나는 일본 동부 해상 쪽으로 갈라져 있어 우리나라는 비어 있는 상태다. 그 사이로 열대기단이 들어와 공기의 성질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고 보기엔 아직 이를 수 있지만, 7월 말에 시작돼야 할 폭염과 열대야가 빠르게 온 것은 사실"이라며 "대기 상층과 하층의 고기압 세력도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압계 패턴을 보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고온건조한 티베트 고기압 발달 정도나 강도는 평년과 비교해 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기 상층부로 열기가 쌓이는 전개 양상도 비슷하다. 

다만 지금까지의 패턴만으로 올해도 2018년만큼 기록적인 더위가 예상된다고 단정하긴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과 기상당국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명인 교수는 "역대급 폭염이 나타날지는 지속성에 달렸다"며 "고위도쪽으로 티베트와 북태평양 고기압 발달하면서 세력을 유지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기상청 역시 "극한의 폭염은 열돔 현상과 더불어 뜨거운 열기가 장기간 지속돼야 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올 여름 더위가 약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온열질환과 전력 수급 등 폭염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폭염이 올해 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10년간 폭염발생 빈도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폭염일수(14.0일)와 열대야일수(9.0일)는 과거 48년(1973~2020년) 평균보다 나흘 가량 늘어났다. 1970년대에 폭염이 8.3일, 열대야가 4.2일 발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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