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열면서 술은 금지"…도쿄 4번째 긴급사태에 성난 민심

내달 22일까지 식당 주류 제한·영업 단축

 

일본 정부가 올림픽이 채 보름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도쿄도에 4번째 긴급사태를 발령하기로 하면서 민심이 들끓고 있다. 특히 음식점 주류 제공을 사실상 금지하고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데 대한 불만이 높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오는 12일부터 8월22일까지 도쿄도에 긴급사태를 발령하기로 결정했다.

도쿄도에 긴급사태가 발령되는 건 지난해 4월 이후 벌써 네 번째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세 번이나 발령되면서 반복되는 긴급사태에 따른 피로감으로 도민의 반발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지지통신은 스가 총리가 긴급사태 발령을 예고한 전날 도쿄도의 한 음식점에는 "올림픽은 하는데…" "또 술이 못된 놈이 되는 것인가"라는 분노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현재 도쿄에서는 오후 7시까지 2인 이내의 손님에 대해서만 주류 제공이 허용된다. 긴급사태가 발령되면 주류 제공 음식점에는 휴업이 요청되고, 일반 음식점의 영업시간도 오후 8시까지로 단축된다.

도쿄도 분쿄구의 한 선술집 점장은 이에 대해 "올림픽을 한다면 우리도 좀 하게 해달라"며 "납득하라고 해도 어렵다. 술은 손님을 들일 수 있는 중요한 무기. 빼앗기면 매상이 나오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다른 선술집 점장도 "우리는 올림픽에 희생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도쿄에 긴급사태가 발령되면서 올림픽 개막을 불과 2주 앞두고 모든 장소에서 무관중으로 개최하기로 합의된 데 대한 반응도 좋지 않다.

개폐회식을 비롯해 100매 가까운 입장권을 마련했다는 한 시민은 "애써 일정을 비웠는데 정부의 판단은 너무 늦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여자축구 입장권이 있었던 30대 여성 회사원도 "당첨되고 나서부터 줄곧 기대하고 있었다. 무관중은 유감"이라고 푸념했다.

도민들의 분노는 결국 올림픽 중지 또는 연기를 원하는 민심을 무시하고 유관중 개최를 고집하다 늑장 대응을 한 스가 총리와 일본 정부에 향하고 있다.

한 50대 남성 회사원은 "정부는 감염자 수를 줄여 어떻게든 올림픽을 열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음식점은 규제하는데 올림픽을 할 수 있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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