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방역 완화땐 작년 여름 꼴 난다…이번엔 더 센 델타변이"

각국 성급한 일상 복귀 계획 우려…라이언 본부장 "엄중한 대가 치를 수도"

 

세계보건기구(WHO)가 각국의 성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6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비상대책본부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섣부른 일상 복귀에 대해 전 세계가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이언 본부장은 회견에서 "미 대륙의 모든 나라에서 여전히 매주 100만 건에 가까운 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매주 50만건 정도가 발생한다"며 "코로나 19는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라이언 본부장의 발언은 영국이 코로나19와 관련된 대부분의 규제를 2주 내 해제하겠다고 발표한 날 나온 것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몇 주 안에 우리 사회를 다시 개방하지 않는다면 여름이 오고 학교 방학이 시작된다. 그 때면 우리는 도대체 언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를 스스로 또 묻게 될 것"이라며 방역 조치 완화 방침을 정당화했다.

존슨 총리는 당장 규제를 완화하게 되면 감염이 늘어나겠지만 이제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인해 영국의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10만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현재의 2만5000여명에서 여름 동안 4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학협회(BMA) 역시 델타 변이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섣부른 규제 완화는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BMA는 성명을 통해 "잉글랜드의 주간 감염 사례는 전 주간 대비 74%가 증가했고 입원 환자도 55%가 늘어났다"며 대중교통이나 상점 등 실내 공공장소에선 계속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도 인도·네팔·포르투갈·러시아·영국에서 입국하는 방문객들에 대한 격리를 완화하는 등 규제가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쥐트도이체 차이퉁을 통해 모든 국민에게 백신 접종이 제공되면 남아있는 코로나19 관련 봉쇄를 모두 해제할 것이라고 밝히며 8월쯤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스 장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던 지난 1월부터 시민들이 영화관에 가거나 식당에서 식사를 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며 정부 고위 관계자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방역 규제 해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보건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독일에서 최소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56.5%,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39%다. 

캐나다도 5일 미국 입·출국 방문자들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 정부는 앞으로 몇 주 안에 국경을 완전히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이언 본부장은 "모든 것이 괜찮다고 생각했던 지난 여름 긴장을 풀었더니 (지금과 같은) 큰 문제에 맞닥뜨린 것을 기억하라"며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 같다. 이번엔 훨씬 더 전파력이 강한 변이가 함께 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경고했다.

지난 주 맛시디소 모에티 WHO 아프리카 담당 국장도 아프리카 대륙의 3차 유행이 이전에 본 적 없는 속도와 규모로 퍼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델타 변이는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후  빠른 속도로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지금까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국가는 100곳 가까이 된다. 

전문가들은 각 국가 당 80%의 인구가 백신을 접종해야 델타 변이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백신 접종에서 앞서고 있는 나라들에서조차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델타 변이는 현재 영국 전체 신규 감염의 90%, 미국 신규 감염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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