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집값 34년래 최대폭 상승…매물 실종 + 팬데믹 수요

미국 집값이 30년 넘게 만에 가장 가파르게 뛰었다. 주택 매물은 씨가 말랐지만, 오르는 가격에 불안한 수요는 더욱 강력해졌다. 집값 급등은 인플레이션에 상승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을 압박할 수 있다.

◇4월 주택가격 14.6%↑…34년래 최대폭 상승

29일(현지시간) S&P케이스실러의 4월 미국 주택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6% 급등했다. 3월 상승률 13.3%를 상회했다. 통계를 시작한 1987년 이후 34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댈러스, 마이애미, 뉴욕,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한 미국의 20개 대도시에서 4월 집값은 전월비 1.6%, 전년비 14.9% 상승했다. 전년비 상승률은 2005년 12월 이후 최대이며 예상치 14.5%도 상회했다. 피닉스, 샌디에고, 시애틀의 경우 상승률이 20개 대도시들 중에서 가장 높았다.

S&P다우존스지수의 크레그 라자라 글로벌지수투자전략 본부장은 "4월 집값 지표는 진짜 비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교외 주택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집값 급등을 불러왔지만, 팬데믹 종식과 무관하게 앞으로 몇 년 동안 주택 매수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로 내려가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교외 주택을 사재기하는 분위기다. 주택공급 부족과 강력한 수요가 만나며 집값은 기록적 수준으로 치솟았다. 목재 원자재 가격급등도 최근 주택가격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미국 주택가격지수 추이(S&P케이스실러 전미주택가격지수, 전년비)© 출처-파이낸셜타임스


◇ 수급균형까지 요원…금리인상 압박

주택 매물이 늘기 시작했다는 신호는 있다. 지난주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매물로 나온 신규 주택공급은 전년 동월 대비 5.8% 늘어난 33만채를 기록했다. 현재 매매 속도라면 5.1개월 안에 소진되는 물량이다. 지난 1월의 경우 신규 공급물량은 3.6개월 안에 소진되는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신규 물량은 늘었다.

질로우의 매튜 스피크맨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주 사이 매물이 늘었다는 것은 활황(red-hot)의 주택시장에서 휴지기가 시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급 균형이 맞춰진 시장으로 돌아 가려면 한참 남은 것 같다고 스피크맨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집값 급등이 조만간 수그러들 것이라는 신호는 거의 없다고 그는 전했다.

집값 급등은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의 관심사에도 들어 왔다. 보스턴 연준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는 이번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 주택시장이 "과열과 붕괴 사이클"(boom and bust cycle)을 감당할 수 없고 이는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례로 대출 없이 현금만으로 주택 경매시장에 뛰어든 이들이 흔하다고 로젠그렌 총재는 말했다.

댈러스 연준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 역시 연준이 매달 400억달러의 모기지를 매입해 주택시장을 지지하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값 급등은 전반적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끼친다. 주택 임대료는 소비자가격지수에 포함된 상품 바스켓의 1/3를 차지한다고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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