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도 미친 집값…사상 최고 경신에 조정 위험 신호

미국과 유럽에서도 집값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위기 속에도 막대한 재정 및 통화부양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한소끔 더 끓어 오르며 가격 조정의 위험 신호가 켜졌다.

◇美 5월 집값 전년비 23.6% 급등

22일(현지시간) 미국의 부동산중개협회에 따르면 기존 주택의 5월 판매가격 중간값은 전년 동월 대비 23.6% 뛴 35만300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매물 부족으로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는 0.9% 감소해 연율 580만채를 기록했다. 미국의 총 주택재고는 120만채로 1년 전보다 20.6% 줄었다. 다만, 5월 재고는 전월에 비해서 7% 늘었다.

유럽의 주택시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활황이다. 네덜란드에서 지난달 기존 주택가격은 12.9% 올라 2001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네달란드 역시 가격 상승에 오히려 매물이 줄며 판매도 감소했다. 추가 상승 기대감에 매물 수요가 공급을 앞섰다. 네덜란드 토지등기소에 따르면 5월 주택거래는 1만6126채로 전년 동월 대비 12.1% 줄었다.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주택 거래가 감소한 것에 대해 전미 주택시장이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세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에서 거래가 줄고 전월 대비 매물이 늘었다는 것은 가격의 극단적 상승압박이 조만간 약해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에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아담 슬레이터 이코노미스트는 "완화적 금융환경이 자산 가격을 더 끌어 올리 수 있고, 이는 결국 급격한 조정의 위험도 커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에 있어 이러한 결과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인플레이션도 매력적인 전망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럽 주택과열에 웃돈 무한경쟁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도 집값 급등에 불안하다. 연준이 완화정책의 일환으로 매달 400억달러의 모기지(주택저당증권)를 매입하기 때문이다. 댈러스 연준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최근 가격이 "기록적으로 높아졌다"며 "주택시장이 연준의 400억달러 지원이 진짜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이번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유로존 주택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5.8% 올라 2007년 여름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특히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가 유로존 주택가격 상승분에서 거의 75%를 차지했다.

집값 급등과 적당한 가격의 주택매물 급감으로 유럽 각국에서 대중의 분노는 대형 상업용부동산 건물주로 향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FT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지난 12개월 동안 10채 이상 주택을 매수한 경우 인지세(stamp duty) 10%를 부과했다.

유럽에서 집값 급등은 ECB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비난으로도 이어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번주 유럽의회에 출석해 집값 급등과 관련한 질타를 받았다고 FT는 전했다.

네덜란드 정당 MEP의 마이클 후게빈 의원은 "젊은 층과 중산층이 과열된 주택시장에서 웃돈을 주며 무한경쟁(rat race, 쥐들의 경주)에 몰렸다"고 말했다. 그는 "약한 유로존 국가들까지 떠 받치기 위해 ECB가 돈을 아끼지 않고 마구 찍어 내고 낮은 금리정책을 고수한 대가"라고 비난했다.

이에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로존에서 신용(부채)로 인한 주택 거품이라는강력한 신호는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일부 국가, 일부 도시에서 "거주용 부동산 시장이 취약하다"고 인정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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