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잠자던 달러 깨웠다…매도 포지션 청산 압박

달러 2달래 최고…골드만·도이체 유로 강세 베팅 축소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매(hawk)파적 성향을 드러내면서 잠자고 있던 달러를 깨웠다. 달러는 수 개월 만에 최고로 올라섰다. 약세 전망이 되감기면 달러는 더 강해질 수 있다.

17일(현지시간)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거의 두 달 만에 최고 수준에 올라왔다. 이날 달러인덱스는 0.87% 뛰었고 전날에도 0.6% 올랐다. 2거래일 상승폭은 올 들어 최대다. 

연준의 통화정책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오르는 인플레이션 압박에 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덕분이다.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달러는 유로와 엔 대비 매력도를 더욱 높였다. 전날 FOMC 이후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는 모두 달러 대비 유로 강세의 베팅 비중을 축소하라고 조언했다.

모넥스유럽의 사이먼 하비 시니어 FX마켓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조기 정상화 방침에 FX 시장이 마침내 깨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 "순매도 포지션 청산시 달러 추가 랠리"

달러 약세베팅이 되감기면 달러는 더 오를 여지도 충분하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선물시장에서 달러의 순매도 포지션은 지난주 거의 180억달러에 달해 3개월 만에 최대였다.

헤지펀드 유리존의 스티븐 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한 해 지배적이었던 달러 매도세는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심각한 시험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소재 BNP자산관리의 모트칠 포자리에브 외환 본부장은 FOMC 이후 엔 대비 달러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그동안 인내했지만, 어느 시점에 매파적으로 돌변할 것을 우리 모두 알게 됐다"며 "다만, 당장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는 세계 최대의 기축 통화로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달러 변동은 다양한 범주의 자산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진다. 달러 강세는 해외 성장에 주력하는 미국 기업들 재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 벌어 들인 매출을 미국 본토로 가져오지 않을 유인이 더 커진다.

달러 강세로 올해 인플레이션 우려에 몰렸던 원자재 시장에도 강한 매도세가 일었다. 대부분 원자재는 달러 가격으로 매겨지고 미국 이외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자재 투자를 꺼릴 수 밖에 없다.

운용자산 600억달러인 블루베이자산관리의 캐스퍼 헨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리 상승 전망으로 주식을 비롯한 위험 자산이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할 것"이라며 FOMC 이후 유로에 매도 포지션을 잡았다.

◇골드만 "장기적 글로벌 성장에 달러 약세"

하지만 달러가 떨어지는 추세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연준이 아직 매월 1200억달러의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QE)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들 역시 연준의 점진적 정책 정상화 방침을 좇을 가능성이 높아 금리 격차는 좁혀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성장으로 달러는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유로가 1.19달러에서 연말 1.27달러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아문디파이니어자산관리의 파레시 우파드햐햐 외환전략 본부장은 "달러 약세가 기술적이고 펀더멘털(추세적)한 피해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달러 약세 전망을 접으려면 먼지가 어떻게 가라앉을 지를 우선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주요 10개국(G10)과 이머징 마켓의 중앙은행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파드햐햐 본부장 역시 FOMC 이후 달러 매도세를 줄였지만, 그는 달러가 결국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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