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3자녀 허용'…중국 인구 문제 얼마나 심하길래

지난해 총인구, 2010년 대비 5.38% 증가에 그쳐

"中 노동 연령인구, 계속 감소…5년 내 정점 찍을 것"

 

중국 정부가 가구당 세 자녀까지 출산을 허용하기로 한 데에는 그만큼 인구 문제가 절박하다는 위기의식이 엿보인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하는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지난 31일 회의를 열고 한 가정 당 세 자녀까지 출산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1976년 도입한 '한 가정 한 자녀' 산아제한 정책을 2016년 완화해 2자녀까지 허용했다. 이후 5년 만에 이를 다시 3명으로 늘린 것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11일 2020년도 인구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전년(14억5만 명) 대비 소폭 증가한 14억117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20일 만에 산아제한 정책 완화를 발표하면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인구 구조 개선 △고령화 대응 △세계 2대 경제의 풍부한 인적 자원 유지에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정부가 인구 통계에서 숨기는 사실이 있고, 실제 수치는 정책입안자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의 인구조사 결과 공식 발표 전인 4월 말 "중국의 2020년도 인구수가 전년보다 줄어 14억 명 아래로 떨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세…'정점' 임박: 중국 정부가 발표한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인구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총인구는 2010년보다 5.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10년간 연평균 0.53%씩 인구가 늘어난 셈이다.

특히 노동이 활발한 시기로 꼽히는 15~59세 인구 수는 9억명 이하로 떨어져 전체 인구의 63.35%에 불과했는데, 이는 2010년보다 약 7% 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0~14세 인구는 17.95%, 65세 이상 고령층이 13.5%로 조사됐다.

아울러 중국의 지난해 출산율은 전년 대비 약 15% 감소하는 등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감소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노동력이 향후 몇 년 안에 최고조에 달한 뒤 향후 10년 동안 약 5%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인구는 노동 연령인구가 계속 감소하면서 향후 5년 안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개되지 않은 실제 데이터 더 충격적일 것": 중국 인구통계전문가 이 푸샨(Yi Fuxian)은 3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인구조사 요약본이 발표됐을 뿐 앞으로 나올 세부 데이터가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인구 데이터는 더 충격적일 수 있다"며 "중국 정부가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정책입안자들은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연말 회의와 내년 연례 입법 회의에서 인구통계학 정책 관련 추가 발표를 할 것으로 그는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실제 인구 감소치를 숨겼다는 의혹도 있다. 중국 정부는 당초 올해 4월 초 인구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16일 공식 발표를 앞두고 돌연 "더 많은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며 연기했다.

이와 관련, FT는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앞선 지난 4월 28일 "중국이 1950년대 말 마오쩌둥의 참담한 경제정책인 대약진운동에 의한 기근으로 수천만 명이 아사한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인구 감소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FT 보도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인구는 14억을 밑돌며 전년(14억4만 명) 대비 감소했고,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는 중국 중앙은행 발표치(1.8명)보다 낮은 1.5명 미만으로 추산된다.

특히 젊은층이 결혼을 기피해 인구 감소 추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으며, 전문가들은 현재 인구 규모가 13억8000만 명 수준인 인도가 중국을 곧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미·중 경쟁 속 中 우위 '풍부한 노동력' 잃나: 중국은 그동안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많은 분야에서 우위를 누려왔다.

미국과의 전략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기도 전에 인구 감소가 시작된 데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는 건 이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35년까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현재의 2배로 늘릴 것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지난해 설정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10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될 것이란 말은 어느새 국제사회의 중론으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번영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에서 중국은 미국과 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의 1인당 GDP는 1만7000달러인 반면, 미국은 6만3000달러를 상회한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최근 수십 년간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인구통계학적 배당은 빠르게 소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위기의식이 지난 30여년간 유지된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 완화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단순히 산아제한을 완화하는 것만으로는 이미 속도가 붙은 중국의 인구 감소세를 뒤집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출산 장려를 위해 다른 조치들을 금지한 채 산아 제한만을 완화하는 정책이 중국의 출산률과 전반적인 인구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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