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서로 화목하라!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서로 화목하라! 

 

어떤 사람이 자기 가정이 복잡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아내와 말다툼하고, 형제는 서로 싸우고, 친척은 서로 욕하는 상태였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집안엔 불평만이 가득 찼습니다. 이웃 집은 대가족이 살아 옥신각신하기 쉬울 텐데 풍파없이 언제나 평안했습니다. 

“그 댁은 어떻게 그리 화목합니까? 우리는 언제나 소란스러운데요”라고 물었더니 대답은 이상하게 돌아왔습니다. “댁은 선한 사람만 한데 모였지만 우리 집은 악한 사람뿐이니까요.” 놀라워하는 얼굴을 보고 그 이웃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댁에서 가령 실수하여 항아리를 깼다고 합시다. 즉시 ‘누구야, 이런 곳에 분재를 놓아둔 놈은?’, ‘당신은 눈뜬 소경이요?’라고 하게 되지요. 모두 저마다 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는 ‘아, 내가 그런 곳에 놓아둔 것이 잘못이었어요.’. ‘아뇨, 제가 부주의 한 탓이지요.’하며 모두 자기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집안이 평화롭고 안정이 되지요.”

이것이 평화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사람은 휴지통이 많이 놓여 있어 깨끗하게 정리가 된 지하철 역을 보고 “나는 우리 집 휴지통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가시 돋친 말, 비꼬는 대답, 냉정한 말대꾸, 이러한 가정의 쓰레기 같은 것들을 모두 자기 마음속에 받아 넣고 집안을 깨끗하게 정리하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욕을 먹어도 미소로 답하고, 빈정거려도 따뜻하게 웃어주는 인간이 되려고 결심한 것입니다. 화목하게 하는 삶에서 하나님의 평화와 기쁨 그리고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겸손함과 용납, 사랑에서 화목의 역사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평화를 깨뜨리는 역사는 교만과 우월감 또는 열등감과 자기 비하의 감정에서 나타납니다. 화목하게 하는 책임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와 화목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너무나도 소중한 책임입니다. 

가정의 달 5월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단위이면서도 가장 소중한 단위가 바로 가정입니다. 가정이 화목하고 행복할 때 부모는 건강하고 자녀는 꿈을 찾아 당당하게 성장하게 됩니다.

제 아무리 성공하고 출세해서 세상의 권세를 잡고 재물을 많이 모았다고 해도 행복한 가정이 없는 한 그는 불행한 사람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이민 1세대들은 가진 것 없이 이민 와서 먹고 살기 힘들어 자녀들과 깊은 사랑의 시간을 갖지를 못했습니다. 새벽에 나가 밤늦게 귀가하니 아이들이 무엇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언어도 소통이 안되고 애틋한 사랑도 만들어내지 못해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 돈독하지 못합니다. 어느 정도 돈을 벌어 놓고 삶의 여유가 생기니 자녀들은 둥지를 떠나는 새처럼 다 떠나고 맙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는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자녀들과 가정을 화목하게 만드는 데는 우리 모두가 실패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욱 화목한 관계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민사회란 뿌리 없는 우정과 사랑으로 인해 작은 바람에도 넘어지고 오늘의 친구가 내일엔 원수가 되는 일 또한 많이 일어납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함께 모인 곳이 교회이니 교회가 시끄럽고 소란스러운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시장바닥에서 서로 큰소리 내고 다투니 어떤 사람이 외쳤다고 합니다. “여기가 교회인 줄 아냐, 왜들 싸우고 난리야?”하면서 말입니다. 참으로 서글프고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가정도, 우리 한인사회도 더 더욱 교회도 이제는 서로 사랑하고 화목해야 겠습니다. 화목은 단순한 평안을 위한 윤리가 아니라 신앙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 유명한 산상설교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옛 사람에게 말한 바 살인치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히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5:21-24)고 말입니다. 예배보다 더 귀한 것이 화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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