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이춘혜] 시간(時間)과 공간(空間)

이춘혜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시간(時間)과 공간(空間) 


무성한 잡초 속에서

나는 넋 나간 사람처럼

망각(忘却) 속의 버려진 들판에 서 있었지

언젠가는 만날 그 시간을 기다리다

지친 오늘을 생각하며—

어떤 미지의 경지에

이르고픈 끝없는 동경

지금 내 생각은

신께서 정하신 시간대에서

채울 여지가 많아 아득한 공백을 채워간다

미완성에서 완성으로 뻗어갈

공간이 있어 싱그러운 삶!

현실 저쪽에

피안으로까지 투시해 보자

나 홀로 명상에 잠긴 이 시간

가슴 가득 벅차게 물결쳐 오는 사랑의 음성

바람을 타고 찾아 드는 황혼의 정적

검푸르고 오롯한 밤

절절한 아쉬움이 폐부를 적신다

나의 전성기를 다 허물어버린 세월을 탓하며

홀로 그대의 영상을 애태워 그리며

나는 여기

심지없는 등잔 되어 서 있어라

늘 거침없이 지나치는

시간의 미묘한 흐름이여

덧없는 세월이 스쳐 가고 또 오면

나는 어느 한계점에서 헤매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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