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이 구상하는 '디지털 달러'…기축통화 위상 지키기

'디지털 달러' 7문7답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디지털 달러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 최근 연준 위원들은 디지털 달러에 대한 어조와 음색을 증폭시키며 세계 최대 기축통화 달러에 디지털이라는 위상을 더할 태세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 홈페이지에 이례적으로 영상 메시지를 올려 올여름 디지털 달러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을 밝혔다.

파월 의장에 이어 연준에서 금융안정과 결제시스템 관련 업무를 책임지는 라엘 브레이너드 위원은 이번주 24일 디지털 달러 이슈를 다시 달궜다.

브레이너드 위원은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결제시장이 분열되어 있을 경우 생길 위험에 대해 언급했다. 중국과 같은 일부 외국의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통화를 벌써 내놓기 시작한 만큼 "미국이 국제적 기준을 개발하는 과정에 있어서 디지털 통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연준이 연구개발 중인 디지털 달러 관련 내용을 로이터통신이 문답식으로 풀어봤다.

1.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CBDC)란?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는 탈중앙집권적으로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와는 다르다. CBDC는 실물 화폐처럼 기업, 개인, 정부 누구든지 보유한 주체가 중앙은행에 직접 청구할 수 있다.

2. 미국 CBDC의 잠재적 이익은?

브레이너드 연준 위원은 "결제 혁신 대한 지침은 기존 결제 시스템을 개선시킨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CBDC는 높은 수수료 혹은 장벽으로 인해 배제된 이들에게 현재의 은행시스템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동안 지급했던 지원금이나 매월 지급하는 복지지원과 같은 정부 결제금을 배분할 때도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또, 가격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가상통화인 '스테이블코인(stablecoins)'처럼 새로운 형태의 민간 디지털 통화가 확산할수록 연준이 발행하는 CBDC는 소비자와 기업에 안전한 대체통화가 될 수 있다. 민간 발행자들은 연준과 달리 항상 책무를 다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브레이너드 연준 위원은 말했다.

 

3. 디지털 달러라고 위험은 없나?

달러는 세계 최대의 기축 통화라는 점에서 미 정부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차입자'(borrower)라는 특혜를 거의 항상 누린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60%에 육박했다. 미국에 이은 2위의 경제대국 중국의 위안화 비중은 2.25%에 불과하다.

미국이 CBDC를 개발, 발행하는 과정에서 차입자 특혜를 조금이라도 저해하는 실수를 범한다면 세계 금융의 중심이라는 위상까지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연준은 21조 달러 넘는 연방정부의 부채 이슈를 심사 숙고해야 한다.

또, 달러는 국가간 거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통화라는 점에서 디지털 달러가 불안해지면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하지만 무대응 역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민간 통화플랫폼이 인기를 얻으면서 결제시스템이 분열될 수 있다고 브레이너드 연준위원은 경고했다. 19세기 개별 은행들이 자체 화폐를 발행하면서 의도하지 않은 변동성과 비효율성이 심해진 바 있다.

그는 "민간 통화가 시장을 지배하면 소비자 보호와 금융 안정성이 위험해진다"며 "잠재적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뱅크런과 같은 (지급불능) 행동의 위험이 생긴다"고 말했다.

4. 연준의 디지털 달러는 어디까지 왔나?

연준은 개별 연구와 더불어 국제결제은행(BIS)와 같은 국제기구들과 협업을 통한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보스턴 연준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수년째 공동 프로젝트를 연구중으로, CBDC에 사용될 기술을 찾고 있다. 보스턴 연준과 MIT의 공동 연구의 첫 결과물은 이르면 7월 발표될 예정으로 일부 오픈소스코드가 공개될 수 있다.

5. 연준이 당장 고유의 디지털 달러를 만들어 발행할 수 있나?

아니다. 파월 연준 의장은 디지털 달러가 개발되기 전에 의회 승인이 필수적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상원의 은행위원회를 이끄는 셰로드 브라운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금융 포용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달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회가 법안 발의와 같은 조치에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공식적으로도 디지털 달러가 발행될 것인지에 대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

 

6. 미국 이외 다른 국가들은 어디까지 왔나?

국제문제 싱크탱크인 '대서양위원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CBDC를 개발 혹은 연구 중인 국가는 미국을 포함해 75개국에 달한다. 주요국 가운데 중국이 가장 선두에 있는데, 현재 디지털 위안을 시범적으로 운영중으로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앞서 실사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바하마 중앙은행은 2020년 10월 공식적으로 CBDC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하지만 미국은 디지털 달러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파월 연준 의장은 "빨리 하는 것보다 바르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7. 은행시스템의 변화를 불러 올까?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불확실하다. 오늘날 대부분의 개인과 기업은 이미 상업은행에 현금을 예치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CBDC는 돈을 저장하기 위해 더 이상 은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일부 연구에 따르면 CBDC가 보편화할 수록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는 선택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CBDC는 뱅킹 비용을 낮춰 전체 예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전망도 있다고 브레이너드 연준위원은 전했다. 미국의 CBDC는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장치'도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고 브레이너드 위원은 지적했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집행하는 데에 은행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러한 보호장치는 특히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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