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름 사재기에 가격 담합도…송유관 폐쇄에 비상사태 선언 속출

미국 동부로 기름을 공급하는 송유관이 사이버 공격으로 5일째 폐쇄되면서 휘발유 부족 사태를 우려한 '패닉 바잉'(사재기)이 나타나고 있다고 AF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미국 최대 송유관 업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지난 7일 해킹 공격으로 시스템이 다운돼 운송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8850킬로미터(㎞) 길이 송유관을 통해 텍사스만 해안에서 미 동부로 하루 250만배럴 이상의 휘발유와 항공기 연료를 보내기에 그 영향을 받는 소비자 수는 5000만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주유소마다 기름이 떨어지고 연료를 찾아 헤매는 자동차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등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11일 이 상황은 일시적인 것이라면서 이번 주 내로 송유관 운송을 재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연방정부는 연료 사재기나 가격 담합에 경고하고 나섰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주말까지 송유관이 실질적으로 가동될 거라는 점에서 휘발유를 사재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유소 업주들에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면서 "우리는 가격 담합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운전자들은 줄을 지어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우고 여분의 통까지 가져와 채웠다. 가뜩이나 메모리얼데이(오는 31일) 주간부터 비공식적으로 여름 여행철이 시작되어 휘발유 값이 오를 수 있는데 이번 사태까지 더해져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주말 교통부는 가장 송유관 폐쇄 피해가 큰 18개 주의 경유, 휘발유, 비행기 연료를 실은 유조선 운전자들에 대한 운행 제한시간을 완화했다. 도시 지역에는 휘발유의 환경 오염 정도를 낮추는 첨가물인 MTBE의 사용이 요구되는데 이도 미국 동부 3개 주와 워싱턴DC 등에서 일시 폐지했다. 이제는 운송규칙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주의 주지사들은 기름이 떨어진 주유소가 증가하자 11일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석유업계 분석가인 패트릭 드 하안은 12일 트위터를 통해 "국내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97달러로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가 넘어 올린 글에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동난 비율을 주별로 적었다.

그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는 13.5%, 버지니아는 9.1%, 조지아는 8.7%의 주유소에 기름이 동났다.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에서는 61% 이상이 휘발유가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주유소에서 지불하는 휘발유 가격은 오늘 미국 남동부 전역에서 불과 몇 센트가 올랐을 뿐"이라면서 과민반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존스법(the Jones Act)의 유예를 검토중이라고 12일 말했다. 존스법을 일시 유예하면 외국 깃발을 단 선박이 동부 해안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게 되어 휘발유 갈증이 다소 해소될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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