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백일 앞두고 오늘 첫 양원 의회 연설

코로나19로 200명 규모 축소 진행…마스크 필수

코로나 대응 성과 부각하고 대규모 투자안 설득에 초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앞둔 28일 오후 9시(한국시간 29일 오전 10시) 워싱턴 미 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취임 첫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취임 100일간의 성과와 함께 향후 정책의 우선순위 및 국가 비전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상하원 합동연설이란

상하원 합동연설은 미국 대통령이 연초에 국가 비전을 밝히고 의회에 필요한 정책 입법을 요청하는 국정연설(연두교서) 성격으로 이해하면 된다.

국정연설은 하원의장이 양원(상하원) 합동회의에 대통령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열리며 이번에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초청이 있었다.

통상 매년 1월 말에서 2월 초 사이에 이뤄지며 '대통령은 때때로 의회에 연방 정부 상태에 대한 정보를 밝혀야 한다'고 규정된 미 수정헌법 제2조 제3항에 근거해 이뤄진다.

이날은 상하원 의원들이 참석하는 것은 물론 3부 요인 인사들과 내각 장관들(국무장관들), 대법관, 주요 군 장성들, 기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1년 중 미 국회의사당이 가장 붐비는 날로 꼽힌다.

단, 비상 시 대통령직을 넘겨받아야 하는 지정생존자는 참석하지 않는다.

이번 연설이 국정연설과 성격이 같으면서도 국정연설로 불리지 않는 것은 미 대통령들은 취임 첫해에 국정연설 대신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해당 대통령이 국내외 상황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차원에서의 조치다.

◇코로나19로 대폭 축소돼 진행

바이든 대통령의 전임자들이 합동연설을 대부분 취임 직후인 2월쯤에 마쳤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이번 연설은 그 시기가 꽤 늦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이번 연설을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 등은 최근 백신 접종을 한 인원이 점점 늘어나자 어느 정도의 대규모 집단이 모이는 것은 가능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도 이번 연설은 보통 때보다 대폭 축소돼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NBC뉴스, ABC뉴스 등 외신을 종합해보면 과거 1600명에 달하는 사람들로 꽉 찼던 회의실은 총 200명 정도로 조정돼 상당히 한산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석자들 모두 마스크는 필수로 착용해야 하고 전통적으로 참석해왔던 대법관, 국무장관 등이 참석하기는 하지만 한정된 인원으로 그친다.

상하원 의원들 모두 추가 손님을 초대할 수 없으며 일부 정치인들은 방문객들이 앉는 자리에 앉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원들은 총 535명의 상하원 의원들 모두가 이번 연설에 참석하게 될 경우, 하원의원의 50%만 수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역사상 합동연설을 의원 전원에게 초청하지 않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불만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앉는 자리 뒤편에는 펠로시 의장과 상원의장 격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앉게 되는데, 이는 역사상 처음으로 이 같은 연설에서 여성 두 명이 대통령과 함께 앉게 되는 것이라고 NBC는 전했다.

아울러 이번 연설 행사는 미 국토안보부에 의해 국가 특별 안보 행사로 지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의사당은 올해 1월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단주의자들의 난입 폭동 사태, 4월3일 차량 돌진 사건을 겪었다. 두 사건 모두 경찰관이 사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초청한 특별손님은 연설 직전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대통령은 1982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국정연설 때부터 자신의 정책 비전을 드러낼 수 있는 특별손님을 초대해왔다.

지난해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정연설 손님으로는 미국의 대표 보수 논객인 러시 림보(올해 2월 사망) 등이 초청됐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림보에게 미국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기도 했다.

◇코로나 대응·경제 부양에 초점 맞춰질 듯

연설 내용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무엇보다 백신 접종 현황 등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성과를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투자 계획안에 대해서도 설명 및 설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3월11일 1조9000억 달러(약 217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경기 부양안(미국 구조 계획)을 내놨고 3월31일에는 2조 달러(약 2260조원) 규모의 국내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 경기 부양안은 의회에서 통과됐으나 인프라 투자 계획은 난항을 겪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조5000억 달러(약 1670조) 규모의 세 번째 초대형 예산 지출안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기자들에게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확대 및 경찰 개혁 등을 포함한 '미국가족계획'(American Families Plan)을 곧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과 같은 국외 상황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에도 눈길이 모인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표 대북정책이 막판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그 윤곽이 이번 연설을 통해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예년과 비교해봤을 때 1시간 가량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첫 의회 연설은 1시간, 이후 국정연설은 약 1시간20분 소요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2009년 첫 연설은 51분간 이어진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직후 의회의 반박 연설은 팀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이 한다. 스콧 의원은 공화당 내 유일한 흑인 의원이자 2024년 미 대선의 주요 주자로 꼽힌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은 NBC와 ABC, CNN 등 미 주요 TV 방송사들을 통해 시청 가능한 것은 물론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와 같은 SNS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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