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확보 시간 없다…선진국 내후년 물량까지 싹쓸이

미·EU·코백스에서만 51억도스 추가 확보 진행

전문가 "코로나 독감처럼 이어진다…한국, 추가 물량 확보해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입도선매에 나서면서 2023년 물량까지 싹쓸이하고 있다. 올해 백신 도입마저 허덕이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중장기 백신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23일 미국 듀크대학교 국제보건혁신센터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코로나19 백신은 이미 155억도스(1도스는 1회접종량)의 구매가 확정됐거나 계약이 진행 중이다. 89억도스는 이미 공급 계약이 확정됐으며 현재 협상 단계에 있거나 기존 계약의 옵션 등으로 예약된 물량이 66억도스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 그리고 국제 백신 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가 추가로 구매를 진행중인 물량만 51억도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백신 효력을 늘리기 위한 추가 접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각국의 집단면역 달성 후에도 코로나19 유행이 계절적으로 이어질 가능성 때문에 각국이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미국은 12억1000만도스(1도스는 1회 접종량)의 백신을 확보했음에도 추가로 13억도스의 백신 구매를 추진 중이다. 코백스는 코로나19 백신 20억도스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며 그중 13억도스는 개발도상국 및 저소득국가에 공급할 예정이다. 

EU는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백신이 혈전(피떡) 생성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AZ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자, 오는 2022~2023년에 18억도스의 화이자 백신 도입을 위해 현재 협상 중이다. 

국제보건혁신센터에서 집계한 2021년 코로나19 백신 생산 전망치는 120억도스다. 2022년부터 생산을 늘린다고 해도 남은 물량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았다면 향후 백신 공급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AZ 백신과 얀센 백신이 혈전 생성 논란으로 몇몇 국가에서 접종이 제한되면서 상대적으로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의 수요가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화이자의 2021년 최대 백신 생산량은 25억도스에 불과하다. 모더나는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 외에는 거의 공급도 못하고 있다.

한편 국내 방역당국은 오는 상반기까지 1200만명에 대해 1차 접종을 완료하는 한편 기계약분인 7900만명분의 백신 도입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의 공급 일정이 3~4분기로 밀리고 AZ 백신 접종도 일부 연령층에 접종이 제한되는 등 백신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집단면역 이후의 혹시 모를 백신 접종을 위해서도 추가적인 백신 확보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코로나19가 독감처럼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독감 백신처럼 계속 접종하기 위해선) 추가 물량은 당연히 필요하다"며 "미국처럼 우리도 3차 접종을 준비하는 등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너무 많이 퍼져서 완벽한 퇴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같은 치명력과 전파력을 가진다면 백신 없이는 살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향후 해외여행이 재개되고 사람들 간 왕래가 잦아지면 바이러스가 근절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경제활동을 위해서도 추가적인 백신 확보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정기석 교수는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 접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약화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내년을 대비하는 게 옳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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