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폭력 60분짜리 영상 공개되자 美 '충격'…맞불시위 우려

테네시 멤피스서 20대 흑인 청년, 경찰 5명 구타로 끝내 숨져

바이든 분노·고통 호소…백악관, 12개 도시에 시위 지원 방안

 

미국 테네시에서 교통 단속 중인 경찰관 5명이 20대 흑인 남성 1명을 무력 진압하는 상황이 담긴 비디오 영상이 공개되면서 27일(현지시간) 미국 사회가 큰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이 남성은 입원한 지 사흘 만에 끝내 숨졌다.

CNN·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교통 단속 중인 경찰들이 흑인 청년 타이어 니콜스(29)를 무력 진압하고 구타하는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1시간여 분량의 '보디캠' 영상들이 공개됐다.

한 영상을 보면 오후 8시25분경 경찰관들이 니콜스를 운전석에서 끌어내렸다. 니콜스는 "빌어먹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집에 가려고 한 것뿐"이라며 반항하자 경찰들은 강제로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바닥에 눕혔다.

가까스로 경찰들을 빠져나와 도망치는 그를 향해 테이저건 최소 1발 발사됐다. 이후 경찰들은 그를 붙잡아 발로 차고, 주먹을 날리는 등 가격했다. 니콜스는 구타당하면서 "엄마! 엄마"를 반복해 소리쳤다. 어머니 집은 사건 장소에서 불과 80야드(73m) 떨어져 있었다. 

니콜스는 사건 발생 3일 뒤인 10일 4살 아들을 남겨두고 신부전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를 사망에 이르도록 폭행한 경찰관 5명은 모두 흑인이었다. 이들을 모두 해임됐고 2급 살인, 폭행, 납치, 공권 남용 및 억압 혐의로 기소됐다.

27일(현지시간) 공개된 보디캠 영상에 따르면 지난 7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한 거리에서 타일러 니콜스(29·오른쪽)가 경찰들에 둘러싸인 채 바닥에 쓰러져 있다. 


니콜스 어머니 로우본 웰스는 기자회견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엄마로서 자녀는 필요로 할 때 엄마를 부른다는 걸 알다. 나는 당시 거기에 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아들은 아름다운 영혼이었다. 착한 아이였다.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거의 그랬다"고 했다.

니콜스 가족 변호사 안토니오 로마누치는 "이 청년은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며 "한 명, 두 명도 아닌 경찰 5명이 협심해 니콜스에게 해를 가했고 자유와 헌법적 가치를 억압했고 이는 살인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세를린 데이비스 멤피스 경찰서장은 "경찰관 행동은 악랄하고 폭력적이며 비인간적이었다"고 했다. 니콜스가 난폭 운전을 했다는 혐의를 입증하는 보디캠 영상은 없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분노와 깊은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유족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를 표하고 10~15분간 통화했다.

백악관은 이번 사건으로 전국적인 항의 시위가 일어날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애틀랜타,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12개 이상 시 정부에 시위 대응을 위한 연방정부 지원 방안을 브리핑했다.

앞서 2020년 5월 미네소타주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자 전국에서 빠르게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가 확산된 바 있다. 데이비스 서장은 시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영상 공개를 이날 오후 늦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성명에서 "금일 공개된 영상은 사람들을 정당하게 분노하게 할 것"이라며 정의를 추구하는 자들은 폭력이나 파괴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며 시위대에게 평화 유지를 촉구했다.

어머니 웰스도 CNN에 "그들은 아들을 가혹하게 때렸다"며 "온몸이 멍투성이였고 머리는 수박만큼 부어올랐으며 목은 부러져 있었고 코는 S자로 휘었다. 살았더라도 식물인간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도시를 불태우고 거리를 파괴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내 아들도 원치 않았을 거다. 나와 타일러를 위해 함께 한다면 평화적으로 시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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