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늘어난 '에크모' 환자…퇴원 후 정신건강 위험 24% 증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불안·약물남용 등 다수 발견

캐나다 오타와대 등 공동연구팀 "퇴원 후에도 도움 필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 치료를 받은 환자는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더 높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캐나다 오타와대학교와 오타와병원 등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에크모 치료를 받은 뒤 생존한 환자는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다른 생존자보다 퇴원 후 새로 정신건강 관련 진단을 받는 비율이 24% 높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자마'(JAMA Network)에 실렸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에크모 치료를 받은 환자가 급증했지만, 그동안엔 에크모 치료 뒤 생존자들이 겪는 정신과적 후유증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에크모는 심장이나 호흡부전 환자의 폐·심장을 대신하는 의료장비로서 환자가 신선한 공기를 계속 마실 수 있도록 한다. 에크모를 장착한 환자는 몸속 피를 밖으로 빼낸 뒤 산소를 넣은 다음 다시 환자의 허벅지, 목, 어깨 등 큰 혈관이 있는 부위에 케뉼라(주사바늘)를 연결해 공급한다.

연구팀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중환자실 생존자 가운데 에크모 치료를 받았던 642명과 일반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환자 3820명의 의무기록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에크모 치료군은 730일, 일반 중환자실 환자군은 1390일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에크모 생존자 642명 중 236명(37%)이 에크모 치료 뒤 새로운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 가장 흔한 진단은 외상 경험에 따른 우울증인 외상장애, 불안 등이었다. 그밖에 기분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정신분열 등 질환과 약물남용, 자해, 자살 등이 보고됐다. 치명적인 질병 생존자들 사이에서 많이 발견되는 증상이다.

에크모 치료 퇴원환자 100인년당 정신건강에 문제를 겪은 사람은 22.1명, 일반 중환자실 퇴원 환자에선 100인년당 14.5명이었다.

'인년'은 분석 대상자들의 관찰기간을 더한 개념으로 대상자들의 관찰기간이 서로 다를 경우 사용한다. 주로 1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1인년으로 표기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에크모 치료환자와 일반 중환자실 입원 환자들 간의 정신건강 문제 발생 차이는 100명당 7.6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가중치를 넣고 다시 계산한 결과에선 위험비가 1.24로 에크모 환자가 정신건강 관련 진단을 받을 위험이 약 24% 높았다.

이번 연구 결과가 흥미로운 점은 코로나19 유행과도 관련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유행 초기 세계적으로 에크모 치료를 받은 중증 호흡부전 환자가 급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온타리오주는 코로나19 유행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에크모 치료를 받는 환자가 전보다 2배나 늘었다.

즉, 에크모 치료를 받고 회복한 환자도 늘면서 많은 코로나19 생존자들이 정신건강에 문제를 겪고 있을 위험이 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에크모 치료 환자들의 경우 퇴원 뒤 새로운 정신건강 진단 또는 사회적 문제가 다소 증가한 것과 상당한 관련이 있었다"며 "그들이 정신건강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중환자실 입원 후 계속되는 신체적·정신적·정서적인 이상 증상을 보이는 집중치료후증후군(Post-ICU 증후군)에 대한 가상치료프로그램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향후 1차 의료제공자와 응급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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