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시-김미선] 겨울빛, 지구의 중심으로 나아가다

김미선 시인(서북미문인협회 회장)

 

겨울빛, 지구의 중심으로 나아가다


후드득, 겨울비는 

천공을 뚫고 별빛을 싣고 온다

하늘의 모든 별빛을 낙엽 위에다 뿌리며 홀로 환호한다

구름의 무게를 실어 깊이 드러눕는

너의 벌거벗은 몸은

가을 뒤에 숨은 씨앗을 

감싸 안는다


멀리서 너를 몰고 온 바람과

습관처럼 너를 당긴 대지는

흔들리는 맑은 눈물과 

엽록소의 추억이 맺힌 잎새의 뼈대와 

지구를 몇 바퀴 털어낸 새의 날갯짓과

조약돌이 켜는 밤의 음계와

계절이 바뀐 나무 밑동 소리와 

네 눈 속에 열린 별들을 담고 있다


겨울빛은 계속 지구의 축을 향한다

촉촉함에 싸인 생명의 핵은 

소생의 문으로 매일 더 가까워진다


그러면 새봄까지 안녕, 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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