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차별 말라"…中 한정 방역 조치, '반중·외국인혐오' 우려

전문가 "특정 지역 별도 조처, 잘못된 고정관념 강화…의미없어"

프랑스·태국 등 대부분 국가, 전 세계 관광업 큰 손 중국인 '환영'

 

각국이 중국발 입국자 방역 규제를 도입하는 가운데 3년 만에 해외여행을 나서는 중국인들은 울상이다. 각국의 방역 조치에 대체로 이해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차별 대우라고 우려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중국 수도 국제공항에서 만난 22세 후모 남성은 중국발 입국자 규제는 불필요하다며 "다소 차별적"이라고 밝혔다. 후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중국의 코로나19 정책은 평등하게 적용된다"며 "왜 다른 나라들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특별 조치를 하나요"라고 했다.

연종황 외교협회CFR) 글로벌보건 선임연구원은 "중국만 (확진)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이 예를 들어 코로나19에서 헤엄치는 호주와 같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차별 대우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베이징 시내에서 만난 우징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외국의) 이러한 정책들은 단기적일 것"이라며 "만약 장기화한다면 사람들은 아마 그러한 나라들로 휴가를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제공항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간다는 한 승객은 "자국 국경이 개방돼 기쁘다"면서 모든 국가가 각자의 정책을 가지고 있어 우리는 단지 각국의 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추이릉 역시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지난 26일 내달 8일부터 해외 입국자 대상 시설 격리 의무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자국 입국 48시간 이전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를 실시해 음성임이 증명되면 된다. 국제선 항공편 편수 제한도 해제했다.

이에 반해 일본을 비롯한 미국·대만·인도·이탈리아·말레이시아 등은 중국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으며 중국 정부가 보고하는 코로나19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단 이유로 중국발 입국자 대상 별도 방역 조치를 부과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CNN방송에 따르면 중국은 서방 언론이 자국의 정책 변화를 왜곡하고 있으며 자국 내 코로나19 상황은 통제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모든 당사국의 코로나19 방역 조치는 과학적 근거에 따라야 하며 정상적인 인적 교류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을 특정한 방역 조치가 향후 더 큰 반중 정서와 외국인 혐오(제노포비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렌 그래핀 홍콩대 공중보건대학 부교수는 미국 내 해외여행객의 1~3%만이 확진됐기 때문에 한 나라에서 오는 코로나19를 표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지역 사람들을 대상으로 별도 조처를 하는 것은 코로나바이러스가 특정 지역에서 온다는 고정관념이나 믿음을 강화한다"며 "이는 단순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여전히 많은 국가는 전 세계 관광업의 큰 손인 중국 여행객의 입국을 환영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프랑스·태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덴마크·노르웨이·네덜란드·스페인·포르투갈·오스트리아·스위스 등 12개국 관광부 및 대사관은 모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중국인 관광을 초청하는 글을 올렸다. 

프랑스 대사관은 웨이보에 "중국 친구들, 프랑스는 여러분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했고 태국 관광청은 "태국은 3년 동안 여러분을 기다려왔다"고 했다. 오스트리아는 중국인의 유럽 관광 재개 시 경제적 이익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코로나19 발발 직전 해인 2018년 기준 중국의 해외여행자 규모는 1억5000만명에 달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여행·관광 부문에 중국이 51%가량 기여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조사 결과 세계 관광 지출 가운데 중국은 2770억달러(16%)를 차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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