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히잡 벗은 이란 체스 선수, 스페인으로 이주할 듯

사라 카뎀, 가족과 함께 사실상 '망명'

"귀국 시 생명 위험 알고 있어" 처벌 위험 우려한 결단

 

히잡을 벗고 국제 대회에 참가한 이란의 여성 체스 선수가 신변 보호를 위해 귀국 대신 가족과 스페인으로 이주할 전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간) 국제체스연맹(FIDE) 주최 '세계 래피드&블리츠 체스 챔피언십'에 이틀 연속 히잡을 벗고 출전한 사라 카뎀(25)이 남편·아이와 함께 스페인에 정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대회는 30일 종료된다.

카뎀은 스페인에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고 전해졌으나 신변 보호를 위해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거주권 소유 및 망명 신청 여부도 공개되지 않았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카뎀은 이란 귀국 시 생명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란에서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구금되거나 사망하는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란 휴먼라이츠(IHR)는 진압 중 사망한 시위자가 5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엔에 따르면 11월에만 1만4000명이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 2명이 사형됐고 100여 명이 사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이에 더해 이란 정부는 히잡 시위에 지지를 표명한 스포츠 선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에서 클라이밍 경기에 참가한 엘나즈 레카비는 귀국 후 "히잡이 실수로 벗겨졌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지난 2일 레카비와 가족이 사는 집은 강제 철거당했다.

이란 축구의 전설, 알리 다에이 전 국가대표 선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히잡 시위에 연대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운영하는 식당이 폐지되고 가족이 섬에 억류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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