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치권, '거짓이력' 들통난 공화 하원의원 당선인 논란 쟁점 부상

민주, 자신 사퇴 촉구 속 제명 투표 소집 요구…공화 지도부는 침묵

 

화려한 학벌과 경력, 성장 배경 등을 내세워 미 연방 하원의원에 선출된 조지 산토스(34) 당선인을 둘러싼 논란이 오는 1월 새롭게 시작하는 미 의회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산토스 당선인이 최근 '허위 이력'을 시인하자 민주당은 산토스 당선인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공화당 지도부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공화당 일각에선 산토스 당선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테드 류 민주당 하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의 엄청난 거짓말을 인정한 산토스 당선인은 (의원직을)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의원은 또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향해 산토스 당선인이 사임하지 않을 경우 제명을 위한 투표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호아킨 카스트로 민주당 하원의원도 산토스 당선인이 하원의원 자리에 앉으면 다른 사람들이 자격을 위조해 공직을 추구하도록 독려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릭 스월웰 하원의원 역시 산토스 당선인이 "자신의 이력 전체에 대해 롱아일랜드 유권자들을 속였다"고 비판했다.

산토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구체적인 연도와 직급까지 적시하면서 유명 금융기업인 씨티그룹, 골드만삭스에서 일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산토스 당선인은 지난 26일 친공화당 성향인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두 회사와 관련된 업무를 했던 '링크 브리지'라는 회사에서 일했다고 말을 바꿨다.

산토스 당선인은 또 바루크 칼리지와 뉴욕대(NYU)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고 주장했던 것에 대해 "어떤 고등교육기관에서도 졸업한 적이 없다"고 시인했다. 

그는 유대인이라고 주장해 왔던 것도 "가톨릭신자"라고 말을 번복했고, 과거 여성과 결혼생활을 했던 것이 드러나면서 공개적인 동성애자라고 해 왔던 성정체성에 대한 거짓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재산과 범죄 경력에 대한 거짓 주장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공화당 지도부들은 아직까지 산토스 당선인 문제에 대한 NYT나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의 논평 요청에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 지도부의 침묵은 지금까지 그들이 산토스 당선인에게 처벌을 내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NYT는 전했다.

공화당 지도부가 고심을 하는 것은 산토스 당선인이 사퇴할 경우 경합 지역인 뉴욕주 3지구에서 보궐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자칫 공화당이 근소하게 다수를 차지한 차기 의회 의석수(222석 대 213석) 격차를 더욱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차기 하원의장을 노리는 매카시 원내대표가 당내 강경파들의 비판에 놓인 상황도 침묵의 한 요인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공화당내 강경파들은 산토스 당선인을 두둔하고 있다. 극우 성향으로 유명한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은 산토스 당선인의 거짓 이력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일부 민주당 당선인들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산토스 당선인을 옹호했다.  

닉 라로타 당선인 등 공화당 일각에선 "수많은 롱아일랜드 주민들이 이 논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며 산토스 당선인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정치권 일각에선 산토스 당선인이 사퇴하지 않으면 의원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의원 자격 박탈을 하기 위해선 전체 의원 중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CNN은 현재까지 미 의회가 동료 의원의 자격을 박탈한 사례는 다섯 차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미 의회에서 마지막으로 의원직이 박탈당한 것은 지난 2002년 제임스 트라피칸트 주니어 당시 민주당 하원의원이다. 트라피칸트 의원은 부정 혐의로 윤리위에서 회부돼 의원직을 박탈당했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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