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재래식 무기 바닥났다고 보고 본토 공격"-NYT

러, 본토 공격받아 우크라 인프라 시설 공격 계획 틀어져

미국이 나토 국가 공격 억제하려 본토 공격 묵인했다는 관측도

 

우크라이나가 이달 초에 이어 또다시 러시아 본토 군사기지를 공격한 것은 러시아의 재래식 전쟁능력이 한계에 달했다고 본 판단에 기초한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군사전문가들이 선전했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으로 당초 계획한 우크라이나 인프라 시설 겨냥에 차질을 빚게 됐는데도, 제대로 된 반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판단의 한가지 근거다. 

러시아가 더 강력한 무기를 사용해 반격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남은 수단이 재래식 무기가 아니라는 데 있다. 섣부른 전략무기 사용은 전쟁 확대를 의미, 러시아도 쉽사리 이를 강행할 수 없다고 이들 전문가는 내다봤다. 

러시아 국방부는 26일(현지시간) "새벽 1시35분쯤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730km 떨어진 도시 사라토프 인근 엥겔스 공군기지로 우크라이나 무인기가 접근했다"며 "무인기는 저고도에서 격추됐지만, 파편이 추락해 군인 3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공격 책임을 공식 인정하진 않고 있지만, 엥겔스 기지는 우크라이나 공습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전략 폭격기 Tu-95와 Tu-160가 배치돼 있는 곳이라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국경과는 약 600km 떨어져 있으며, 지난 5일에도 무인기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전직 군 사령관 세르히이 흐랍스키이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은 공군기지와 연료탱크, 탄약창고 공격을 서슴지 않았는데도 반격이 없다"면서 "왜 그렇겠느냐. 러시아가 그렇게 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앤드리 자고로드니우크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이달 초 엥겔스 기지가 공격받은 뒤 러시아의 반격이 나오지 않자, "만약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반격을 하는 게 기본"이라며 "반격을 하지 않을 전략적 이유란 건 없다"고 말한 바 있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를 향한 장거리 공격은 러시아의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탄이 감소한 시점에 이뤄진 것이라는 데 NYT는 주목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장은 이날 현지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인프라 시설을 반복적으로 공격한 결과, 이제는 전력망 공격을 두 세 차례 더 할 수 있는 분량의 미사일만 남았다"는 판단을 전했다. 

부다노우 국장은 "러시아는 약 일주일 간격으로 미사일을 70~75발씩 퍼부었다"며 "이제 미사일은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침공 초기 킨잘미사일 47기를 보유하고 있었고, 그동안 추가 생산된 분량은 거의 없다"면서 "러시아가 킨잘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 겁에 질릴지 몰라도, 그걸 사용하고 나면 다음은 뭘 쓰겠느냐"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를 공격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러시아의 전략 무기가 모인 군사기지를 선제공격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이달 초 엥겔스 기지를 처음 공격한 뒤 러시아는 마리아 자하로바 외교부 대변인 발언을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미사일을 공급하기로 결정한다면 그건 레드라인을 넘어 전쟁의 직접적 당사자가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그럼에도 영국 타임지는 익명의 미 군사소식통을 인용,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또는 크림반도)를 공격하지 마라'는 말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펜타곤(미 국방부)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엥겔스 기지가 공격받은 것이다. 

다만 NYT는 이번 공격에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가 아닌 자체 개발 무인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 우크라이나 국영 군수업체는 "장거리 드론을 개발했으며, 이 드론은 이론상 러시아 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일 엥겔스 기지 공격에 사용된 드론의 경우 소련 시절 쓰던 제트 파워 추진 드론이라고 러시아는 밝힌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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