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완화'에 바이든, 차기 대선 준비 박차 가하나

美, 1년 만에 최저 물가…바이든 "반가운 소식" 

WP "경제 부문, 재선 출마 메시지 구체화 착수"

 

미국의 소비자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1년 만에 최저로 내려오면서 지난 수개월간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금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세계 주요 국가에서 물가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물가상승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지만 상황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휘발유 가격 하락과 식료품 물가가 지난달 둔화한 데 대해 "반가운 소식"이라고 밝혔다.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7.1%를 기록함에 따라 전문가 예상치(7.3%)와 전월(7.7%) 모두 하회했다. 5개월 연속 둔화세로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고무적인 연설 내용에 대해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그가 내년 초 자신의 차기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에 앞서 경제 부문 (업적의) 서사를 재구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재선 출마 메시지가 될 수 있는 것들을 구체화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지표를 찾고 포착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 겸 전략가 셀린다 레이크는 11·8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데 대해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보다는 공화당의 양극화와 반민주적 메시지에 대한 질책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번 인플레이션 둔화 성적표가 향후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유망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이래 1조9000억달러 규모 경제 구제법안, 1조2000억달러 상당 초당적 사회기반시설법(인프라법), 중국의 기술 굴기에 맞서 자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반도체칩과 과학법(반도체법), 경기 부양을 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굵직한 법안들을 순차적으로 통과시켰다.

빌 클린턴 정부 재무부 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도 이 같은 바이든 정부 정책에 긍정 평가했다. 서머스 교수는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은 실제 유가 하락에 도움이 됐고 반도체법·IRA법 등을 통해 추가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경제 전망이 개선된 데에는 백악관이 개입하지 않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을 존중한 결과라고 했다.

서머스 교수는 "우리가 나아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기) 지표는 고무적"이라며 "정책을 조정하는 데 있어서 연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행정부 차원의 지원과 적극적인 전략 비축유 방출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은 여전히 물가는 높은 편이며 정부의 지출 일변도 경기 부양책을 비판하며 정부·여당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다. 요컨대 보수주의자들은 물가상승 등으로 고통받는 자국민을 위한 구제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바이든 정부와 달리 (구제책을 위한) 이 모든 지출이 향후 극심한 물가상승을 위한 길을 열어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공화당 소속 케빈 브래디 미 하원의회 세입세출위원회 위원장(텍사스주)은 "식료품 가격은 작년보다 12% 올랐다"며 "미국 가정은 신용카드 한도를 초과하는 데 반해 가계 자산은 3분기 연속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세금 인상이 시행되면 이 잔인한 경제는 내년에 훨씬 더 악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제이슨 스미스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미주리주)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정부와 의회 민주당의 무분별한 지출로 인한 물가 급등 덕분에 미국인들은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은 축하할 때가 아니라고 일갈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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