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영토에 떨어질라…美, 우크라에 지원한 하이마스 사거리 제한

美, 우크라 군사적 이익과 확전 위험 두고 저울질

장거리 미사일·전투기 등 확전 위험 키울 수 있는 무기 지원 거부

 

미국이 확전을 우려해 우크라이나가 지원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를 비밀리에 개량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없도록 발사대를 개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6월부터 우크라이나군에 하이마스 20기와 사거리 50마일(80km)짜리 GMLRS 유도로켓탄을 지원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통해 영토 내 러시아군의 탄약고나 보급선, 지휘 센터를 공격했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하이마스에 최대 사거리 300km에 달하는 에이타킴스(ATACMS) 등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개조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런 '안전장치'를 설정한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해 자칫 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5일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동원해 랴잔 지역의 댜길레보 군 비행장과 사라토프 지역의 엥겔스 군 비행장을 공격해 3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대해 책임을 주장하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잠재적으로 러시아 본토 깊숙이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은 앞서 GMLRS 로켓탄을 지원했지만 사거리가 긴 에이타킴스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은 거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하이마스 발사대 자체에도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작전 보안 고려 사항으로 우리는 동맹국과 파트너에 제공되는 시스템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러시아의 침략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백악관과 우크라이나군도 관련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미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하이마스를 제공할 시 이를 러시아 영토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에 미국은 지난 8월 고속 대(對)레이더미사일(HARM·High-speed Anti-Radiation Missiles)을 지원했다. HARM은 최대 145km 떨어진 곳에서 레이더파 발신지를 추적해 정밀 타격한 무기 체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할 경우 확전 위험과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이익을 저울질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은 그레이 이글 MQ-1C 드론이나 전투기 등을 확전 우려로 지원을 거부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에이태킴스 등과 같은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9월 "워싱턴이 키이우 정권에 장거리 미사일을 공급하기로 하면 선을 넘어 분쟁의 직접적인 당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은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강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군 공격 미사일의 80%가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최근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력망의 약 50%가 파괴된 상태다.

오바마 행벙부 당시 유럽의 최고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리였던 찰스 쿠찬은 "미국은 크림반도를 포함한 모든 영토에서 러시아군을 완전히 축출하려는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촉진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푸틴이 핵무기 사용 등 더 무모한 행동을 취하게 만들 위험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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