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시위'에 '백기' 든 中 제로 코로나…상하이 등 주요 도시서 방역 완화
- 22-12-05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최소 10개 도시서 방역 조치 변경
시진핑, 방역 조치 완화 검토 시사…"시위, 3년간 좌절 때문"
'완벽한 코로나19 통제'를 외쳤던 중국도 결국 대규모 민중 봉기에 두 손 두 발을 모두 든 모양새다. 그동안 고집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풀고 점점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고 있다.
5일 중국 현지언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상하이와 항저우에서 일부 방역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최소 10개 도시 이상에서 방역 조치를 변경했다.
상하이시 당국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번 주부터 공원과 같은 야외 시설 진입을 위한 PCR 검사 규정을 폐지할 것이라고 했다. 항저우시는 대중교통을 비롯한 공공장소에 들어갈 때 코로나19 검사를 폐지할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에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기존과 같은 48시간 이내 핵산 검사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또 오는 8일부터는 병원은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가 없는 환자를 거부할 수 없다. 3세 미만의 환자는 핵산 검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와 유사한 조치는 남부 광둥성 선전과 남서부 충칭과 쓰촨, 북부 톈진에도 적용된다.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도 지하철에서 핵산 검사를 확인하는 것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윈난성 남부 쿤밍에서는 지난 4일부터 대중교통 이용 시 PCR 검사 증명서 제출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웃한 광시 난닝에서도 호텔과 관광지를 제외한 모든 공공장소 진입시 요구했던 코로나19 검사를 폐지했다.
중국 당국의 이런 제로 코로나 완화 정책은 불과 며칠 사이에 이뤄졌다. 지난달 초까지만해도 여전히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강조했지만 전국적으로 제코 코로나에 대한 반발 시위가 일자 다시 급 선회한 것이다.
지난 24일 신장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화재를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발생한 백지 시위가 정부의 방역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셈이다. 정보가 통제되는 중국에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확산한 이번 시위는 중국 정부에도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런 방역 기조 변화는 시위가 가장 심했던 27~28일 이후인 30일 첫 등장 했다.
코로나19 방역 사령탑인 쑨춘란 중국 과학기술문화 담당 부총리는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를 시사했다.
쑨 부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이 덜 치명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예방 접종을 받은 데다, 코로나 예방에 대한 우리의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코로나와 전쟁은 이제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특히 쑨 부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단 한 차례도 '제로 코로나'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중국이 방역 정책을 완화할 것이란 신호를 보냈다.
중국 당국의 당혹스러움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미국 CNN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일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과 만나 현재 중국 내 코로나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덜 치명적이어서 방역 조치 완화를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EU 측이 최근 봉쇄 반대 시위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자 시 주석은 "코로나 확산 3년 동안 사람들이 좌절했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대부분 학생이거나 10대 청소년이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방역 당국의 이런 완화 조치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출구를 준비하고 있으며 그동안 가해졌던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최소하려고 노력하는 명백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당국의 이런 조치에도 중국이 국경 빗장을 완전히 풀고 경제회복으로 돌아설 때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경제학자들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재개방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지만 앞으로 몇 달 동안 감염이 급증하면서 경제 회복의 길을 더디고 험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홀딩스의 루 팅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길이 여전히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며 평탄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는 겨울에 더 전염성이 강하고 (감염) 태세 전환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감염 급증과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중국 국내 소비 반등에 의한 실질적인 경기 회복은 코로나19 감염이 급감하기 시작할 때만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루 이코노미스트는 "제로 코로나가 끝나면 감염 사례가 수만, 수백만 건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서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팬데믹이 완전히 끝나는 단계로 진입하고 그 이후에 분명한 경제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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