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벗겨진 채 10분간…" 카타르서 무지개옷 입은 남성 '감금' 폭로

한 잉글랜드 남성이 무지개색으로 장식한 유니폼을 갖고 카타르월드컵 경기장을 찾았다가 알몸 수색을 받고 10분간 감금됐다고 폭로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미러지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 팬인 앤서니 존슨은 이날 네덜란드와 카타르 경기를 앞두고 알바이트 스타디움에 들어가려다가 제지당했다.

당시 존슨은 무지개색으로 장식된 잉글랜드 축구팀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와 야구 모자를 쓴 상태였다. 그러나 보안 요원은 존슨의 출입을 막았다.

존슨은 "그전까지 8경기를 문제없이 관람했는데 갑자기 입장이 거부됐다"며 "건장한 보안 요원은 내게 '당신은 우리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소리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안 요원들은 나를 괴롭혔다. 금속 탐지기가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내게 금속이 있다고 말하면서 사적인 장소로 안내했다"며 "내게 반바지, 신발, 바지 그리고 속옷까지 완전히 벗으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보안 요원이 금속탐지기로 존슨의 몸 구석구석을 수색했다고. 존슨은 "그 보안 요원은 금속탐지기로 내 몸과 옷을 검사했다. 아무것도 찾지 못한 뒤에야 사과했다"며 이는 약 10분간 지속됐다고 한다.

존슨은 "내 주변에는 경찰 4명, FIFA 유니폼을 입은 남자 1명, 카타르 전통 의상을 입은 2명 등 최대 7명이 서 있었다"며 위협적인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속 탐지 이후에도 존슨은 경기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의 모자가 문제 됐기 때문이다.

존슨은 모자를 벗으라는 요청에 "난 모자를 쓸 자격이 있고, FIFA는 최근 무지개 모자와 깃발의 경기장 반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자 보안 요원은 "우리는 FIFA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무엇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는지 본다"고 말하며 막무가내 태도를 보였다.

존슨은 실랑이 끝에 다른 경찰관이 입장을 허용한 덕분에 무지개 배지가 그려진 티셔츠와 모자를 들고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정말 화가 났지만 지금은 괜찮다"고 전했다.

한편 FIFA는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부터 '성 소수자 차별 금지'를 의미하는 무지개 모자와 깃발의 경기장 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카타르는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며 적발 시 최대 사형에 처하고 있어 1차전에서는 무지개 복장이 금지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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