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법기관 수장, 백지시위에 '경고'…시진핑 하야 목소리에 긴장했나

천원칭 정법위 서기 "사회질서 혼란하게 하는 위법 행위 타격할 것"

 

중국 최고 사법당국이 "사회 질서를 혼란하게 하는 위법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특정 사건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주말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백지 시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천원칭(陳文淸)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 서기는 지난 29일 열린 정법위 전체회의에서 "법에 따라 적대 세력의 침투 및 파괴 활동을 결연히 타격하고, 사회질서를 혼란하게 하는 위법 및 범죄 행위를 결연하게 타격해 사회 전반의 안정을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정법위는 중앙 기율검사위원회와 함께 정부의 감찰 부문을 지휘하는 기구다. 또 중앙군사위원회와 함께 인민무장경찰을 지휘하며 최고인민법원 등을 통솔하는 최고 사법기구다. 

정법위 서기가 직접 나서 이런 언급을 한 것은 지난 주말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시위를 향한 것으로 보인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천안문) 사태 이후 발생한 가장 광범위한 시위를 중국 지도부가 주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천 서기의 발언은 앞으로 중국 사법 당국이 시위에 대해 고강도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신호를 보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미 소셜네트워크(SNS) 등을 통해 시위가 확산하고 있어 사태를 무작정 숨기기 보다는 우회적으로나마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이번 시위는 지난 24일 신장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로 촉발했다. 정부의 제로 코로나 조치로 아파트가 봉쇄돼 화재 진압이 늦어졌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면서다. 

시위는 상징은 백지다. 트위터에는 시위대가 양손으로 백지를 든 것에 대해 백지는 많은 의미가 있다며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못한 백지와 같은 두 손을 의미한다고 했다. 

흰색은 중국에서 상복을 뜻한다. 시위 참석자들 일부가 흰색의 입는 것 역시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BBC는 '백지'는 시위대의 상징이 됐다. '백지 혁명'이라고 불린다"고 전했다. 

이런 검열과 통제에 저항한다는 의미로 아무런 구호를 적지 않은 종이를 들고 거리에 나서는 '백지 시위'는 2020년 홍콩 내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때도 등장했다.

이번 시위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퇴진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중국 지도부로서도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집권 3기 시진핑 체제가 출범한 지 채 한 달도 안 된 상황에 발생한 이번 시위는 중국 지도부에 대한 도전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주 초부터 중국은 전국에 공안 인력을 대규모 투입해 시위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주말에 발생한 시위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8일부터 베이징과 다른 주요 도시에 중무장한 경찰을 배치했다. 이에 따라 전날에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지 않았다. 

베이징과 상하이, 항저우, 난징 등 주말간 시위가 발생한 도시 거리에는 단속의 증거들이 감지됐다. 사람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으며 상가들은 문을 일찍 닫았고, 오가는 사람들은 신분 확인을 위해 자주 제지당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상하이에서 당국은 주말간 시위대가 모였던 거리에 바리케이드를 쳤다고 전했다. 이어 베이징에서는 암호화된 메시징 앱을 통해 조직된 시위가 예정됐다면 몇 시간 후 참석자는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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